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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유학기제 정착의 조건

자유학기제가 내년 전면 도입된다. 지난 2년 반 동안 어떤 형태로든 단 한 번도 자유학기제를 운영하지 않았던 학교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학교는 그나마 지난 2년간 먼저 경험한 터이지만 학력 저하 우려는 여전하다. 학부모 연수와 홍보에서 자유학기제 이전보다 더 많은 공부를 시키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학부모들은 학력 저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학부모들의 학력저하 우려 가장 커

공부를 더 많이 시킨다는 구체적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도대체 공부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면서 학력저하가 확실하다고 굳게 믿는다. 주범이 시험 횟수의 대폭 감소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유학기제가 학부모들로부터 불신 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학력저하가 있고 없고의 문제보다는 이런 불신을 확신으로 바꿀 방안이 절실하다.

자유학기제는 중간, 기말고사 등의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도록 하자는 근본 취지다. 그러나 막상 시행해 보니 꿈과 끼를 키우기는커녕 가졌던 꿈마저도 짓밟는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진로체험을 해봤자 잠시 방문해 견학으로 끝나기 때문에 진로탐색은 고사하고 놀다 온다는 인식만 팽배해졌다. 실제로 학교마다 진로체험활동에 매달리는 사이 다양한 수업방법 도입, 예체능활동 활성화, 맞춤형 평가방법 도입 등 주문이 만만치 않게 쏟아졌다. 주문을 따르기 위해 교사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교육과정 재구성, 평가방법의 다양화 등이 현실의 벽에 막히기도 했다. 학생들도 이런 다양한 활동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2년 차가 되면서 의욕은 살리되,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육의 필요성을 선결과제로 삼아 흩어져 있던 다양한 활동을 정리하고 학생중심으로 운영의 방향을 틀었다. 진로활동, 수업방법개선, 평가방법의 다양화, 예체능활동 강화, 주제학습의 다양화 등을 통해 자유학기제를 활성화하되, 학생들이 원하고 교육적 효과도 높은 활동을 강화했다. 흥미 없는 활동에서 흥미 있는 활동 중심으로 재구성하되,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학교에서의 활동을 학부모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소규모진로체험활동, 주제학습활동(선택프로그램) 지원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까지 끌어 올렸다. 향후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서서히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인프라 구축, 예산 지원 지속해야

경험에 비춰볼 때, 자유학기제가 정착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지역사회 인프라구축과 국가적인 관심이다. 자유학기와 연계할 수 있는 지역사회 인프라구축을 위해 학생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들의 최대관심사가 시험인 만큼 평가방법을 다양화 하되, 그 결과를 쉽게 이해하게 기록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학생부에 서술식으로 기재되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좀 더 영역을 세분화해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야 부족한 부분과 우수한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교사들이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필요하다. 자칫 업무만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방과 후 학교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학력저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끝으로 자유학기제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는 최소한의 예산지원이 필요하고, 상급 교육행정기관의 간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모든 학교가 똑같은 교육과정과 똑같은 활동을 반복한다면 자유학기제의 근본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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