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과 대한 적십자사가 교총 대강당에서 공동으로 개최하는 15일 스승의 날 행사에서는 4가족이 교육가족상을 받는다. 교육가족상은 6인 이상의 교원을 포함하는 교육가족(직계존·비속 및 그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올해는 김승무 교장(경기 시흥 은계초)과 윤철중 교육장(충남 예산), 이영우 교사(제주 대기고) 가족이 그 대상이다.
21명 3가족의 총 교직경력은 353년. 한 가족의 교원만으로도 학교를 꾸려나갈 수 있는 규모이다.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명절은 자연스럽게 교육토론장이 형성되고, 수시로 교육정보와 경험을 주고받는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교육가족들은 한결같이 '2세를 양성하는 보람'을 만끽하면서 교육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김승무 교장 가족 김승무 교장의 교육가족들은 모두 초등교원이다. 총 교직경력은 79년. 장녀 김수정(36) 교사는 경기 시흥의 금모래초, 차남 김천우(32) 교사는 인천 석남초, 차녀 김수미(28) 교사는 인천 석암초, 며느리 이남주(32) 교사는 인천 가좌초, 사위 장수진(28) 교사는 경기 시흥초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김 교장은 "온 가족이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어서 교육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자녀들에게까지 교직을 권한 이유가 "2세를 기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김 교장은 학교환경을 개선하고 주변 여건을 고려한 교육으로 교육청으로부터 과학교육우수학교 표창과 안전교육을 위해 어린이 소방대를 조직해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학교표창을 받았다. 가족들이 모이면 "생활지도와 학습지도에 대한 지도방법과 절차 등을 두고 자연스레 가정장학이 이뤄진다"고 김 교장은 말했다.
▲여운창 교사 가족 충남과 대전, 경기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여운창 교사의 교육가족은 모두 6명. 총 교육경력은 99년이다. 여교사의 교육가족으로는 대전 성천초에 근무하는 부인 이순재(58) 교사와, 샘머리초에 근무하는 장녀 여진경(27) 교사와 며느리 김미연(26) 교사, 대전여정보고의 차녀 여선경(25) 교사, 경기 오산여중의 처남 이은식(45) 교사가 있다.
장녀와 며느리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가족은 "함께 출퇴근하면서 교육현실에 대해서 논의할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여교사는 "교육재정 확보와 지·덕·체의 균형있는 교육이 가장 시급한 교육문제"라고 지적한다.
여 교사(1987)와 이은식 교사(1984)는 체육부장관표창을, 부인 이순재 교사(2000)는 교육부장관 연공상을 받은 풍부한 교직경력 소지자다. 여 교사는 "평생 교단을 지킨 경력교사를 우대하지 않고, 교직을 전문직이 아닌 관료집단으로 보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철중 교육장 가족 윤철중 교육장을 포함해서 유·초·중·고교 교사를 모두 망라하는 7명의 교육가족. 윤 교육장은 지난해 예산교육청을 정보화교육 우수교육청과 행정서비스 최우수교육청으로 이끈 교육행정 베테랑. 그는 "앞으로의 교육은 10인 10색의 개성화·개별화의 패러다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남 윤석진(33) 교사는 천안농고에서, 장녀 윤선영(32) 교사는 부평서여중, 차녀 윤선이(31) 교사는 홍성 홍남초 병설유치원, 며느리 유선미(32) 교사는 천안여중, 사위 우종관(32) 교사는 서울 재현고에서 교직을 수행하고 있다.
주말에 함께 모이면 교실수업개선방안 등의 교육현안들을 두고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이들은 "교원부족으로 기간제 교사를 많이 쓰고 있다"며 "교사 수급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윤 교육장은 자녀들에게 "교직에 보람을 느끼는 경업(敬業), 즐거움을 갖는 낙업(樂業), 성실한 자세로 근무하는 근업(勤業)을 토대로 학교에서 인정받는 교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다.
▲이영우 교사 가족 1995년 전국 체전에서 제주 대기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끈 이영우(61) 교사와 그 가족들. "덕을 베풀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직업이라 자녀들에게 교직을 권했다"는 이 교사의 교육가족은 모두 8명. 장녀 이유순(33)교사는 안산시 광덕초, 차녀 이복순(31) 교사는 일산 저등고, 삼녀 이미순(26) 교사는 광주시 남한중, 며느리 김소형(28) 교사는 고양시 정발고, 첫째 사위 이용호(37) 교사는 안산 선부초, 둘째 사위 박진식(32) 교사는 고양시 주엽고, 막내 사위 허성행(34) 교사는 광주시 경화여중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직을 수행하면서 "방황하는 학생들이 사회에서 적절한 역할을 찾아 기여할 수 있도록 선도할 때, 그것도 가족 전체가 그런 일을 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작은 보람을 느낀다"고 이교사는 말했다. 이 교사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교육문제가 교육내용의 획일화에서 비롯됐다"며 "교육내용과 방법을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