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름다운 학교’ 사진전 개최
10년간 도내 300여 학교 전경 담아
“훗날 제주 교육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길”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은 배경이 됐다. 시시각각 자리를 옮기던 빛은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날씨는 피사체를 카멜레온처럼 변신시켰다. 구름과 빛, 날씨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 때, 학교 전경은 한 폭의 수채화였다.
제주교육박물관은 오는 4월 10일까지 올해 첫 기획전시회 ‘제주의 아름다운 학교’ 사진전을 연다. 제주 도내 학교의 전경 사진 80점이 전시됐다. 투박하게만 여겼던 학교를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주인공은 좌용택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장이다. 지난 10여 년간 제주 도내 모든 학교를 찾아 앵글에 담아냈다.
그는 “훗날 제주 교육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교 전경을 찍기 시작했다”고 했다.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아 제주사진교육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그였다. 10여 년 전, 아름다운 학교 숲 전국대회 출품을 준비하면서 학교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고, 제주 전 지역으로 영역을 넓혔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날의 날씨, 구름, 빛 등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병설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국제학교, 대학교까지 300여 곳이 넘는 학교를 수십 차례 방문했다.
좌 교육감은 “언제, 어디서, 어떤 생각을 갖고 보느냐에 따라 학교는 무척 달라 보인다”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가갈 때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폭우가 그친 후 운동장 물웅덩이에 비친 학교, 교실 창문 너머 흐드러지게 핀 샐비어(사루비아) 꽃, 활짝 핀 벚꽃 아래 등교하는 아이들… 우연히 마주한 모습이 특히나 아름다웠다고 했다.
“요즘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와 달리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아름다운 학교 전경만큼 그 안에서도 아름다운 교육 활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전시하지 못한 작품은 사진집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온갖 어려움에도 아름다운 교육 활동에 열과 성을 다하는 모든 교육 가족에게 이 사진집을 바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