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호흡‧공감…학기초 관계 형성에 특효
분위기 전환, 학습 연계로 수업 만족도 상승
직접 개발한 101가지 놀이 담은 책도 발간
“초임‧고경력 교사 누구나 쉽게 활용 가능”
“아이들에게 ‘오늘은 뭐 하고 놀까?’라고 해보세요. 교실에 놀라운 변화가 생깁니다.”
17인의 교사가 놀이교육 셰프가 됐다. 이들이 제시한 레시피를 따라하다 보면 누구나 다양한 맛과 특색을 지닌 놀이를 요리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인천지역 교사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같이 놀자 놀이교육연구회’는 놀이에 특별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려‧협동하는 법, 자기 통제를 배웁니다. 학기 초 관계 형성에 특히 도움이 돼요.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과 호흡으로 공감할 수 있죠. 내성적이었던 친구들도 어느새 말을 트고 자연스럽게 상담까지도 연결됩니다. 학급경영에 필수적이에요.”(김종완 인천석남서초 교사)
정영찬(인천 간재울초 교사)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연수와 책에서 놀이교육을 접해왔지만 막상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어렵거나 막연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누구나 쉽고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놀이를 만들어보자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그동안 개발한 놀이들을 모아 이달 말 ‘수업을 살리는 놀이레시피 101’이라는 책도 낸다. 직접 낸 아이디어에 놀이와 학습을 접목시켜 가이드북처럼 만들었다. 창의력, 협동심, 추리력, 언어능력, 기억력, 사고력으로 파트를 나눠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 쉬는 시간에 할 수 있는 놀이 101가지를 간단명료하게 소개했다.
각 놀이마다 삽화도 직접 그려 넣었다. 윤예림 인천 간재울초 교사는 “놀이 상황을 한 컷에 모두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고 인포그래픽으로 소요시간이나 어울리는 과목, 수업 전‧중‧후 가운데 언제가 적합한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도구도 최소화 했다. 교실 안팎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 예를 들어 종이컵과 이면지만 있어도 종이컵을 쌓고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리면 볼링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놀이마다 선생님들만의 ‘비밀 소스’, 즉 팁을 담아 도중에 나타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했다.
“학교에서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학습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니 오히려 재미없는 내용에 더 효과적이었어요. 이를테면 과학에서 ‘빛의 반사’를 배운 후 각자 거울을 갖고 목적지까지 빛을 반사시키는 게임을 해보는 거예요. 이론 습득은 물론 빛의 각도를 조절하면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어요.”(유철민 인천 신현초 교사)
예를 들어 ‘속담 이어달리기’ 게임은 속담의 한 부분을 듣고 나머지 부분을 맞추며 기억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 1부터 30까지의 카드를 사용해 합을 60으로 만들면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60 만들기’는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놀이라는 것이다.
김종완 교사는 “놀이수업은 학생 뿐 아니라 교사로서의 만족감 또한 높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6학년만 6년째인데 그중에서도 놀이교육을 했던 지난해가 가장 즐거웠다”며 “놀이로 분위기를 전환하고 쉴 틈을 주니 수업 집중도와 만족도가 높아졌고 학생들이 교사를 더욱 신뢰하게 돼 즐겁고 성공적인 수업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정영찬 회장은 “특히 요즘 같은 학기초에는 가벼운 놀이로 학급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내기 교사부터 경력은 많지만 놀이가 낯선 선생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놀이교육 레시피는 연구회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togethergame)와 천재교육 교수학습 지원 서비스 ‘T셀파’에서도 연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