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문화일보, 한국언론재단, SK네트웍스가 공동 주최한 제9회 전국학교미디어콘테스트 수상작이 지난달 29일 문화일보(9면)를 통해 발표됐다. 6일 시상식과 함께 수상작품전시회도 8일까지 열렸다.
나는 ‘학교신문’ 부문에 우리 학교신문을 출품했지만 뽑히지 못한 지도교사로서 제9회 전국학교미디어콘테스트 심사위원측에 몇가지 의문점을 공개 질의하고자 한다.
우선 나는 2001년 제6회 때 ‘한별고신문’을 출품해 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재직했던 읍단위 시골학교의 위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교육부총리 지도교사상을 받아 특별활동교육에 무한 보람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일단 이 대목에서 생기는 의문을 떨굴 수 없다. 왜냐하면 3년 전 수상의 노하우로 인해 지도 솜씨가 향상되었으면 되었지 줄어들진 않았을 테고, 그것이 고스란히 스며든 학교신문 제작이 이루어졌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최측이 제시한 작품내용, 제작과정, 편집체제, 표지, 인쇄제본 등 5가지 심사기준을 충족시켰음은 물론이다. 특히 제8회때의 “교장선생님의 인사말 등 형식적 내용이 앞서고 학생들의 글은 오히려 뒤에 숨어있는 등 지면이 경직돼있는 신문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지적(심사평)을 완전히 벗어난 ‘열린’ 학교신문이 되게 했다. 심지어 우리 학교신문에는 타학교 신문엔 거의 없는 ‘사설’과 ‘기자수첩’(칼럼)면까지 고정되어 있다.
애써 탈락 이유를 들자면 ‘너무 잘 만든 신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더러 웃을지 모르겠지만 나로선 그럴 수밖에 없다. “작품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되 외부 전문가에게 의존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은 수상작에서 제외했”다는 제9회 심사평을 읽을 수 있어서다.
그러고 보면 너무 잘 만든 것도 ‘죄’인 셈이다. 물론 공문에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작된 작품인가는 심사위원 판단에 의한다고 되어 있지만 그것에 오류는 없었는지 밝혀주기 바란다. 영 미심쩍은 작품이라면 심사의원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확인과정을 거쳐야 옳지 않을까?
나로선 또 하나의 의문을 제기한다. 심사위원에는 교육부 관계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게 아니냐 하는 것이다. 주변에선 교육당국이나 교장 등은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나의 이름이 꽤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1998년 이후 교육부 정책 등에 대해서 비판적 칼럼을 일간지에 종종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부디 그것이 나만의 착각이기를 바라지만 그렇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지난 해의 학교신문 중등부 금상(2등)학교는 다름아닌 2001년 대상(1등)학교였다. 그런데 전라북도지역은 초, 중, 고 단 1곳도 교지.학교신문부문에서 상을 받지 못했다.
최고상인 대상까지 받은 학교는 1년 지나 금상을 받고, 특정지역은 전멸인 그런 시상이 그리 온당해보이진 않는다. 전국적으로 골고루 한 학교라도 더 상을 받게 하는 것이 미디어콘테스트의 취지요 의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1등과 2등은 깻잎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는 말이고 또 오십보 백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작품내용의 ‘교육적공헌’을 세부평가 제1항에 놓고도 심사는 ‘교육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공모명인 ‘전국학교미디어콘테스트’와 맞지 않는다.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심사평도 말이 안된다. 심사기준에 의하면 그 부분은 100점 만점에 고작 10점일 뿐이다. 투박하지만 학교구성원들의 공동체의식과 학생기자들의 발로 뛴 정성 등이면 되었지, 무슨 상업지도 아닌데 기획의 참신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제9회 전국학교미디어콘테스트는 초, 중, 고교를 망라한 거의 유일한 전국적 공모이다. 본선에 올라온 작품만 해도 240점, 제한된 수상작을 가려내는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또 전국학교미디어콘테스트는 교육부, 언론사 등이 공익을 위해 함께 마련하는 그야말로 전국 최대의 ‘꿈나무 잔치’이다.
그런 뜻 깊은 행사를 해마다 열어줘서 고맙지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수상작 선정이 되었으면 한다. 안할 말로 상을 주고 주지 않는 것에 주최측이나 심사위원의 감정이나 성향이 실릴 수도 있을 테지만 3년 전 금상까지 받은 나로선 탈락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 이렇듯 공개질의를 하게 되기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