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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가족' in TV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애인, 나 자신, 해묵은 다이어리 등 각자의 소중한 것들이 하나하나 떠오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것이 바로 우리 '가족'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텔레비전에서 우리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나 광고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전문화연대 대표이자 충남대 사회학과 김선건 교수는 텔레비전에서 '가족'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로 가족의 '친숙함'을 들었다.

가족은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영위되는 가장 친숙한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집 안방 속 텔레비전은 가족의 모습을 어떻게 나타내고 있는지 TV 속으로 한번 떠나보자.

최근 우리사회의 가족의 모습을 보면 그 형태가 매우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혼 후 편부모가족, 입양가족, 동거, 해외결혼, 캥거루족, 싱글족 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를 TV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알랜폐인'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MBC드라마 '아일랜드'에서는 극중 중아(이나영 분)가 본적은 한국이면서 세살 적 미국으로 입양된 후 아일랜드에 가서 청년기를 보내는 입양아로 나온다. 양부모에게 사랑을 받으며 컸음에도 한국에 대한 강한 애착과 향수를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입양아의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동거와 이혼가정은 요즘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로 MBC '옥탑방고양이', KBS '애정의 조건' 등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애정의 조건'에서는 은파(한가인 분)의 혼전동거, 금파(채시라 분)의 이혼 후 여성의 삶을 잘 보여주었다. 쉽게 만나 쉽게 살다 쉽게 헤어지는 요즘 젊은이들의 성의식에 대한 경종,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기 위했다는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가 시청자들에게 절실히 다가갔는지는 각자가 판단하시길.

KBS '폭소클럽'에서 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는 스리랑카 출신으로 한국여자와 결혼한 외국인노동자의 이야기이다. 이슬만 먹는 봉숙이와 생일빵을 마구 주는 사장님에게 갖은 고초(?)를 겪고 있는 블랑카(정철규 분)는 해외결혼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각색하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족의 형태와 더불어 구성원들의 지위와 역할 또한 변화하고 있다. KBS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지혜(김빈우 분)의 친정엄마로 나오는 강성애(유지인 분)는 지성적이면서도 활달하고 능력있는 여성학자로 나온다. 그에 비해 남편 송민섭(이덕화 분)은 그림을 그리긴 하지만 전혀 벌이가 없는 일명 백수화백으로 나온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고 부인은 살림살이를 하는 전통적 모습에서 벗어나 유능한 부인, 백수건달 남편으로 변화한 부부간의 지위와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부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부모 자녀간의 관계 또한 변화하고 있다. KBS '부모님 전상서'에서는 바람을 피운 아버지 박창수(허준호 분)를 나무라는 딸 수아(박지미 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불결해, 더러워" 등 수아는 차마 아버지에게는 할 수 없는 심한 말들을 쏘아댄다. 부부간의 문제라고만 생각할 수 있는 외도를 가족구성원들이 모두 공유하고 문제 삼을 수 있다는 데에서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변화하면서 가족의 형태와 가족구성원들의 모습 등이 변화하였고 그 모습들을 TV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흘러가도 많은 사람들이 꿈꾸어 온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들은 존재한다. 항상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 설마 화목한 가정을 싫어하는 이들이 있을까.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카피아래 주제별로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업 PR광고는 화목한 가족들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꿈같은 가족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입가는 저절로 미소가 가득해진다. 시청자들의 미소는 나중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거나 지금 당장 우리 가족을 화목하게 만들고 싶다는 등 긍정적인 생각을 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제적 어려움 등의 가정불화로 인해 가족이 해체된 가족 구성원들은 그러한 이상적인 가족과 자신을 비교하며 상대적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낄 수 있지는 않을까. 사회의 발전 속도와 더불어 가족해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 불황이 계속되고 생존을 위해 또는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내가 힘들 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는 이들은 바로 내 가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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