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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의 책무성과 상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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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06.17 00:00:00
최근 여교사와 남학생간의 사랑을 그린 TV드라마 때문에 교육계가 발끈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영상물에 의한 교권침해로 단정하고 MBC를 항의 방문해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 역시 하루빨리 드라마가 끝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방송의 상업성과 책무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된다. 우선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 할 학교, 교사 그리고 학생들이 시청률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점이다. 청소년기는 그야말로 모방심리가 강할 때이며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기 쉬운 성장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폭력영화를 보고 친구를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었다. 학생이 교실에서 여교사와 입맞춤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행위가 학생들에게 미칠 교육적 부작용은 매우 크다. 이에 대해 방송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내용 역시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다. 범죄사실도 없는데 학교에 경찰차가 들어와서 교사를 연행해 가는 상정은 상식 밖이다.

더구나 교원들은 국회의원과 같이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 임의로 체포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법적으로 교권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이 여교사의 행위를 언론사에 제보하고 계란세례를 하는 것도 시청률에 연연하여 만들어 낸 억지 설정에 불과하다. 이는 곧 시청률제고라는 목적을 위해 어떠한 소재도 이용한다는 방송 상업성의 대표적 사례다.

방송사 대응자세 또한 문제다. 한국교총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드라마 방영 전부터 교권침해의 소지가 있었음에도 창작의 자유를 존중해 비공식적으로 우려하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그나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방송사가 시청률 제고에 얽매여 교육적인 우려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다. 책무성에 둔감한 방송의 행태에 대해 거듭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소재의 설정은 창작의 자유에 속하며 허구를 전제로 한 드라마에 대해 교육계가 지나치게 흥분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드라마내에서는 어떠한 폭력이나 반 사회적 행동도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는 창작의 자유라는 명제를 내세워 방송의 무책임성을 강조하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방송매체가 가지고 있는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지나친 시청률에 얽매여 양산되고 있는 선정적이거나 질적 수준이 낮은 프로그램의 희생자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여기에는 방송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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