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기초가 되면 학교마다 어김없이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진단평가는 대체로 수업이 시작되기 직전에 학생들의 학습결손이나 출발점 행동 진단 등의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평가를 말한다. 진단평가 결과를 토대로 담임들은 열심히 학년 완성교육에 힘써 교육목표가 얼마나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 학년말에 최종적으로 총괄평가를 한다.
이 과정에서 담임선생님의 입장과 관리자인 교장선생님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을 간간히 볼 수 있다. 새 담임들은 진단평가 결과 점수가 낮을수록 학년말 까지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은근히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반면에 전 담임들은 평균 점수가 낮게 나올까봐 걱정이 앞선다. 한마디로 전담임이 잘못 가르쳤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는 문제의 질이나 도시, 농․어촌의 차이를 무시한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래도 어느 직장인 보다도 완벽에 가깝께 학년완성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이기에 이런 사고방식은 떨쳐낼 수 없다. 필자도 같은 학교에서 내가 올려 보낸 학생들의 점수가 낮게 나올때는 창피해서 어쩔줄 몰라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교장선생님들은 입장이 또 다르다. 엄격한 환경에서 진단평가를 하고 낮게 나온 점수를 보면서 선생님들은 자기자신을 '자승자박'하는 격이라고 안타까워 하신다. 대외적으로도 맘이 편치 않으시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최선을 다하지만 지진아는 꼭 생긴다.
지진아는 열악한 교육환경보다는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더 많이 영향을 입는다. 이혼가정, 편부·편모가정, 조부모의 양육을 받는 학생 등 결손가정의 종류도 다양해 졌다. 어쨌건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이기에 초등학교 부터 평가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모두가 행복하고 보람차고 행복한 학생, 교사, 교장, 학부모가 되는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