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3학년 교실은 지난주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대학의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로 술렁이고 있다. 합격자 발표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향학열(向學熱)로 불태웠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합격의 여부에 따라 아이들의 마음은 희비(喜悲)가 교차되고 있다.
더욱이 대학마다 합격자 발표 일이 중구난방(衆口難防)이어서 학습 분위기를 잡기란 여간 힘들지가 않다. 8월 말까지 계속되는 대학 전형과 발표 때문에 학생들의 마음은 멍들어가고 있다. 일관성 없는 주먹구구식의 대학 입시 정책을 개탄해 본 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마는 무엇보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더 이상 수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 탓에 이야기도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만은 없다고 본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이 학생들을 방치해 두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이들은 그 동안 입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무엇보다 갑자기 찾아 온 자유를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 한다. 그러므로 학교측은 아이들이 시간 활용을 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의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에 대학에 떨어진 학생들은 그 후유증으로 학업을 게을리 할 수 있다. 앞으로 있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수시 모집 2차, 정시에서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동요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본교에서는 수시 모집 1차에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영어관련, 컴퓨터관련, 한자, 레크레이션, 인성교육, 독서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물론 선생님들은 교재연구를 비롯하여 아이들의 입시지도, 생활지도 그리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추수지도 등의 과다한 업무로 고생이 많으리라 본다. 이럴 때일수록 선생님 모두가 일치 단결하여 학생들 지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