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자 6급 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하여 원서를 내었던 우리 학급 10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고사장으로 갔다. 고사장은 학교에서 자가용으로 약 3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구리시의 한 초등학교이다. 학교 진입로부터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고사실로 들어가는 현관입구는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로 무척 붐볐다.
지정 고사실을 확인 후 인솔해 온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갔다. 책상마다 이름이 붙여져 있었는데 모두들 자기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무적 신기해하였다. 어린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감독 선생님께서 ‘그만’하실 때까지 절대로 밖에 나오지 말고 시험문제를 끝까지 살펴보라고 신신당부하며 수정테이프를 안 가져 온 어린이들에게 꼭 지워야 되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친구의 것을 빌려서 지우라고 하였다. 시험시작 시간이 다 되어 고사실의 문을 닫고 나오면서 최선을 다한 만큼 이번 시험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다.
아이들의 시험이 끝나려면 한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한 시간은 리포터에게 황금의 시간이 아닌가? 이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과연 한자급수 자격시험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있는지 인터뷰를 하기로 마음먹고 차에 가서 카메라와 노트를 가지고 학부모님들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한교닷컴의 e-리포터라고 신분을 밝힌 후 취재를 하였다.
부모님들께서 한자자격시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쭈어 보았는데 대부분이 무척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또 한자자격시험을 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학습지선생님의 권유에 의해서라고 하였고 학교에서는 정보를 얻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학습지 선생님들께 의존하지 않고 한자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부모님들께 자격시험을 치르는 과정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물었더니 원서마감일을 자칫하면 넘기게 되어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급수별 시험일시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얻기가 어렵고 손쉬운 인터넷 접수는 방문접수보다 빨리 이루어져 시기를 놓칠 경우 방문접수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부모님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사이에 시험을 다 치른 아이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였다. 일찍 시험을 치고 나온 아이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으로 충만하여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다. 리포터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인터뷰를 청하였다. 아이들은 모두 기쁘게 응해 주었다.
인터뷰에 응한 어린이들은 오늘 처음 한자자격시험을 친 아이들로부터 3년 된 아이들까지 경력이 다양하였다. 7급과 8급 시험을 친 어린이들은 한자공부에 매우 흥미를 갖고 있었으며 시험을 준비할 할 때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한자급수 자격시험을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4급에서 6급 시험을 친 어린이들 역시 한자공부에 흥미를 갖고 있었으나 몇 명은 조금 어렵다고 응답했고 가끔 한자가 쓰기 싫어진다고 응답한 어린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한자공부를 계속하여 급수시험을 치고 싶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였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는데 중,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리포터가 서 있던 시간에 10명 정도만 보았을 뿐이다. 다음주에 시행되는 3급 이상의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 한자자격시험 고사장인 구리시 G 초등학교는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몇 몇 교사들이 토요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행사를 위하여 애쓰고 계셨다. 현관으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중앙에 잘 정돈되어있던 인테리어가 훼손되기도 하였다. 교감선생님께서 넘어진 장식물을 하나하나 세우고 계셨다. 오늘 시험을 치는 아이들은 모두 신발을 신고 고사실로 들어갔다. 그 먼지는 다 어떻게 할 것인가? 교사로서 G초등학교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스텐드에 신문을 깔고 기다리시던 부모님들께서 그냥 일어나서 가시는 바람에 스텐드는 온통 신문지로 덮였고 날린 신문지가 운동장 여기저기를 날아다녔다. 교문을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나갈 때도 대 혼잡을 이루었다. 나가는 차량사이로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이 보였다.
어린이들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 한자교육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뒷좌석에서, “선생님,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한자가 시험에 많이 나왔어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한 달 동안 집중하여 한자 6급 자격시험에 대비하였더니 한자 실력이 제법 늘었다. 자신들도 그동안 들어오던 익숙한 낱말이 한자에서 온 것을 알고 흥미로워하기도 하였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어린이들이 한자에 대한 흥미도가 그렇게 낮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늘 시험을 보는 어린이들은 어떤 경우로든 한자 학습을 꾸준히 하고 있는 어린이들이라고 볼 때 주변에서 한자학습에 적절한 여건을 만들어 줌으로서 한자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본다.
초등학교 중 많은 학교가 아침자습시간과 재량시간에 한자공부를 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한자교육을 위하여 펴낸 각 학교의 책자도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안다. 최근에는 한자교육을 매우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자료가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는 학교들도 있다. 리포터가 어린이의 한자를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은 교과학습에 다소 부진한 어린이들도 한자교육은 반복학습을 통하여 처음에는 전혀 익히지 못하다가 점차 알게 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가 없이는 어린이들이 한자를 익히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한자교육! 그 와중에서 한자급수 자격시험의 열풍은 나날이 더해가고 있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미래 교육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한자교육을 다시 재점검해 볼 때가 아닌가 한다.
어린이들을 모두 다 데려다 준 후 집에와서 학급 게시판을 열어보니 오늘 한자 6급 자격시험을 본 어린이들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의 한 어린이의 글을 적어본다.
G초등학교에 왔을 때 사람들이 와글와글 했다.
건물은 5층까지 있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계단도 너무 많았다.
우리는 4층에 19고사실에서 시험을 봤다.
각자의 책상위에 이름과 수험번호가 적혀 있었다.
나는 덕현이 옆 자리에 앉았다.
시험을 보는데 우리가 시험보기 전에 공부한 것이 많이 나왔다.
예를 들면 선조(先祖)라고 쓰는 것 등이었다.
시험 보기 전에는 떨리고 두근거렸지만 시험보는 중에는 괜찮았다.
다 샅샅이 흩어보고 문제지를 냈다.
틀린 것이 있을지 모르지만
난생 처음으로 본 한자시험이라 기억에 남을 것이다.
무척이나 즐겁고 재미있었다.
6급을 봤으니까 나중에도 또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