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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2>


오래전에 먹었던 가마솥 밥이 지금도 먹고 싶어진다. 밥도 맛있었겠지만 등산을 하고 나서 먹었기 때문에 더욱 맛있었던 것 같다. 죽령휴게소에서 출발하여 소백산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을 지나 천동리 다리안 계곡으로 내려와 어느 초라한 시골집에서 가마솥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계곡의 비탈에 지어진 허름한 집이었는데 가마솥에 장작으로 불을 때서 지은 하얀 쌀밥을 산나물과 함께 먹을 때의 그 맛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

땔감이 나무였던 예전에는 가마솥에 밥을 지어먹었다. 검정색의 투박한 가마솥은 무쇠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번 달구어지면 열기가 오래간다. 무쇠 솥뚜껑을 들먹일 정도의 김은 밖으로 새어나오며 어떨 때는 뚜껑을 들먹이는 위력을 발휘할 때도 있다. 바싹 마른 장작불의 화력은 가마솥 밥을 더욱 맛있게 하는 것 같다. 지금의 전기밥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 난다. 압밥솥이 나와 밥맛은 좋아졌으나 장작불에 지은 가마솥 밥보다는 못한 것 같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긁어주시던 누룽지를 먹던 그 맛이 그리워진다.

맛 따라 손님을 끄는 음식점에서는 옛날의 가마솥으로 음식을 하는 집이 있어 옛날 음식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다. 토종닭을 가마솥에 삶아서 파는 음식점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나무연료에서 전기나 가스연료로 바뀌면서 가마솥도 우리 곁에서 사라진지 오래된 물건이다.

옛날 집을 옮겨놓은 문화재 단지에 가면 부엌이나 툇마루 아래 가마솥이 걸려 있다. 옛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정서가 담긴 가마솥 아궁이 앞에서 장작불을 때며 고구마를 구워 먹던 아이들은 이제 모두 중년을 지나 노년을 맞이하고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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