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승진은 교감으로 승진 할 때가 가장 보람 있고 기뻤다는 선배님들의 말씀이 자격연수 대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실감하게 된다. 25년이라는 세월을 학생을 가르치면서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관리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이만 저만 받는 것이 아니다. 일반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5급(사무관)이 되기 위해서는 절반은 시험으로 선발하고 반은 심사로 선발한다고 한다. 심사의 경우 2-3배수로 추천을 받아 임명권자가 낙점하여 선정한다고 하니 교원의 승진제도는 정말로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교원승진에 필요한 점수는 경력점수, 근무성적 점수, 연구(학위)실적점수, 연수(자격 직무)점수, 가산점(벽지점수, 농진 점수, 연구학교점수, 특수학교 및 학급담당점수, 정보자격증 취득점수 등)을 모아서 소수점 이하 네 자리까지 점수로 서열화하여 승진예정 소요인원을 선발하여 면접고사를 거친 다음 교감자격연수를 182시간을 시켜서 이수자에게 자격을 부여한다. 자격을 받고 6개월 내지 1년은 기다려야 발령을 받을 수 있다. 연말에는 자격연수점수와 추가되는 가산점수를 합하여 다시 승진서열명부를 작성하여 순서대로 발령을 내고 있다. 승진을 위해 보통 20여년은 점수관리를 하면서 준비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런 공정한 승진제도를 연공서열에 의한 승진이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 같은 자격을 받는 교원 중에는 10여년까지 연령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늦게 승진하는 분 중에는 제자보다 늦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감이 교장보다 연장자인경우는 흔한 경우이다. 이렇게 공정하게 제도를 운영하다보니 아무리 똑똑하고 유능한 교원이라도 점수관리를 안하거나 늦게 시작하면 승진이 어려운 것이다. 이런 경쟁에서 밀려서 아예 승진을 포기했던 교원 중에는 갑작스러운 3년이란 정년단축으로 연수대상자를 배 이상으로 많이 선발하여 승진을 한 행운아도 한때 있었다.
그렇다고 현 승진제도가 가장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연수점수를 잘 받기 위해 자비를 들여 중복해서 연수를 받는 문제, 벽지점수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자취생활을 하면서 벽지학교경합으로 10년을 근무해야 만점을 얻는 문제, 연구학교, 특수학교(급) 근무 등 힘들고 선호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승진과 연결시켜 점수를 주는데서 오는 역기능이나 부작용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벽지학교나 농어촌 교육이 잘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거나 폐교가 늘어나는 현상도 안타까운 것이 문제로 남아있다.
학교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분석 검토하면 현행승진제도에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개선 할 점은 무엇인지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복잡한 가산점수를 좀 단순하게 개선 할 필요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피한다고 승진점수만 주는 것보다는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거나 관리자자로서 갖추어야 할 일을 현장경험으로 체득하도록 하는 방안과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이나 소양을 쌓는 것들이 승진에 필요한 것이다.
교육제도는 무조건 바꾼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열망이 샘솟고 교원들이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고 학부모들이 학생과 교원들을 위해 소박한 후원자로 만족할 수 있는 학교현장을 생각하며 꼭 필요한 개선안을 교원정책개선특별위원회가 내놓아야 우리 교육이 산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