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사상 최초로 리서치앤리서치와 함께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대통령 후보와 정당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회창·노무현 후보 지지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 등 몇 가지 유의점이 드러났으나 큰 흐름은 국민 일반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 결과와 대동소이했다.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지역간, 세대간 차이가 교원들에게도 후보·정당 지지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2자 대결 구도일 경우 노무현 후보는 20, 30대에서 28% 포인트, 11.7% 포인트 각각 앞섰으며, 광주 전라지역에서만 무려 53.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40, 50대에서 15.5% 포인트, 30.5% 포인트 높았고 광주 전라지역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지지가 다소 높은데도 불구하고 특히 40대 이상 교원들은 실망하는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 정책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감정이 매우 좋지 않은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 두고 보자'며 별러 오던 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원들의 표심이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지역·세대간 성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마저 토로하고 있다.
다수 교원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교원들의 표심이 결집되기를 바라고 있다. 54.9%의 교원이 특정 후보 지지를 찬성했으며, 59.4%가 교원단체 정치활동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현행 선거관계법은 교원단체가 지지 후보를 표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교원단체가 다수 교원들의 여망대로 특정 후보 지지를 표명할 경우 현행 법제에선 불법성 시비 등 마찰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본사가 실시한 여론 조사는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미흡하나마 교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명을 가능케 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정치권에 교심(敎心)의 존재를 알리고 교원들은 집단 의사를 확인 재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 단계 보다 주체적인 입장에서 결집된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차제에 정부와 정치권은 정치문화 성숙을 위해 교원단체 등 전문직 이익단체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바란다. 지역·세대에 따른 맹목적 표심이 고착화되고 있는 마당에 정책 경쟁을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