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메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2월 11일 <오마이뉴스>에 올린 기사 '졸업식 날 선생님 앞에서 무릎 꿇은 아이들'을 읽고 익명의 한 독지가가 보낸 쪽지를 확인한 것.
기사에서 나는 대학에 합격을 하고도 비싼 등록금 때문에 결국 대학을 포기한 학급의 한 여학생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적었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 그 독지가가 나에게 쪽지를 보낸 것이었다.
쪽지에서 그 독지가는 늦지 않았으면 등록금을 내주고 싶다며 연락을 달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그 내용이 믿어지지가 않아 누군가의 장난쯤으로 여겼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내용을 반복해서 읽어보았다.
비록 그 아이가 등록금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긴 했지만, 이 아름다운 사연을 전해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쪽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전해 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제자 또한 감동을 받았는지 처음에는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리고 그 분을 위해서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며 울먹였다. 제자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불현듯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늘 부정적인 생각으로 일관해 온 그 아이에게 있어 이번 일이 세상을 다시 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리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