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학교로 발령을 받은 선생님들은 학년초 바쁜 업무에, 또 새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바쁘다. 그러나 적응하는 것도 좋지만 그 학교의 어색한 것, 잘못된 것, 불편한 것, 잘못된 관습 등 눈에 거슬리는 것을 행정실장과 교감·교장에게 건의하여 바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불평 불만 차원이 아니다.
리포터도 임지가 바뀌자 낯설게 보이는 것이 여러 개 눈에 띈다. 꼼꼼이 메모를 해 둔다. 학교 진입로 안내 표시판의 거리와 방향, 교무실 출입구의 좁은 폭, 액자의 비딱한 걸림, 건물에 붙은 학교명의 배색과 건물과의 부조화, 학교 환경에서 구(舊)학교명의 잔존, 구 학교의 교훈, 불용처리되어야 할 복도의 시계, 없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불필요한 부착물 등.
교감이 직접 고치거나 학교장에게 하나하나 말씀을 드리니 즉각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받아 주신다. '얼마나 고마운지.' 부족한 학교 예산, 지출 우선 순위를 바꾸어 배려를 하여 주신 것이다. 그저 감사드릴 따름이다. 선생님들도 대환영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늦은 인터넷 통신 속도로 동영상 수업이 안 된다고 하니 업체와 재계약하여 속도를 빨리 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쿨메신저'를 즉각 도입한다. 그 동안 쪽지 전달만 되었지 붙임은 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오늘도 식당에서의 교직원 배식 동선(動線) 단축, 가림판 설치, 고물시계 옮기기 등으로 3건을 올렸다.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 동선 단축은 전기밥통 코드 연결로, 가림판은 특별실의 사용하지 않는 것을 옮기고 고물시계는 그냥 창고로 옮겼을 뿐이다.
낯익음에 익숙해지면 그대로 물들어 가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 잘못으로 보이지 않고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보인다. 우리의 삶, 이것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발전과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현실에 안주하면 나태해지고 만다.
다행히 좋은 교장선생님을 만나 교감의 의견을 받아 주시니 그 분이 더욱 존경스럽다. 우리의 삶은 낯설게 하는 데서 삶의 의욕을 새로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