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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육부가 앞장서 교육을 정치판으로 만든다니

정부는 현재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인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하여 그동안 초·중·고 학교운영위원들이 간접선거로 선출하던 시·도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2010년부터 지방선거와 함께 주민직선제로 바꾸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감의 주민직선제는 물론 교육위원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출하자는 방안은 ‘교육의 정당 예속화’ 책략으로 교육계의 중지를 모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더욱이 이 법안을 제안하고 국회를 대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주체가 다름 아닌 교육부라니......

헌법에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정치권력의 부당한 개입을 배제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헌법 정신에 따라 교육자치제를 보호하고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는데 교육부가 사실상 지방교육자치제도 폐지를 전제로 하고 있는 정책을 앞장서 추진한다니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최근 정부가 내놓는 일련의 교육정책들은 교육을 교육적 시각에서 접근하지 않고 지역 간, 계층 간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거나 경제적․정치적 논리에 휘둘리는 처신으로서 교육부총리와 현 정권의 교육에 대한 왜곡된 의식의 표출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정부는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에 대하여 불과 몇 개 지역의 부정 선거 사례를 들면서 이를 없애기 위한 대안으로 주민직선제를 주장하지만 이 논리는 너무나 단순하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현재 국회의원이나 시․도지사 등의 선거 방식인 직선제에서 나타나는 엄청난 부정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또한 아무리 주민직선으로 선출하는 교육감을 정당공천에서 배제한다 해도 주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후보자는 필연적으로 정치색을 띠지 않을 수 없어 결국 교육감 선거는 정치판으로 변질될 것이 뻔하다.

정부가 교육행정과 일반행정 간 연계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지방자치와 통합하여 정당인인 시․도지사 수하에 교육감을 둔다는 것은 정치의 교육 지배라는 불순한 음모가 숨어 있는 것으로써 교육을 정치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행정 편의주의에서 나온 반헌법적이며 반교육적인 방안이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인정하여 입법, 사법, 행정의 ‘3권분립’과는 별개로 교육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사실상 ‘4권분립’ 체제를 유지하는 등 오히려 교육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오히려 교육을 행정이나 정치에 예속화하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위험한 발상이다.

교육감 직선제, 이는 교육을 혼탁한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오히려 더욱 획일적인 교육정책 쪽으로 기울어질 공산이 크다. 교육자치를 위하여 교육부의 자주성 보장은 필수적이며 언젠가는 교육부가 행정부로부터 독립되어야 할 것이므로 교육을 지방정부에 예속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교육부 자체의 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교육을 정치판으로 만드는 교육감의 「주민직선제」와 교육위원의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앞장서서 추진하는 교육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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