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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이런 은어, 들어보셨나요?

은어(隱語)란,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자기들끼리만 알고 남은 모르도록 본뜻을 숨기고 새로 말을 만들어 쓰는 것을 일컫는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곁말, 변말이라고도 하는데 예를 들자면 두목을 '왕초', 산삼 캐는 사람을 '심마니'라 하듯이, 주로 특수 계층의 사람들끼리만 쓴다.

학생들도 일상 생활에서 은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하여 자기들만의 은밀한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요즘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쓰는 말은 대부분이 비속어와 은어, 욕설과 유행어, 인터넷 용어들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에 관한 은어>

개멍따 : 어떤 일을 남들보다 현저히 못하는 사람
결혼 : 결국 혼자 살게 될 여자
꼰대, 선생님 또는 할아버지
빽까리 : 백댄서를 이르는 말
삐리 또는 찌질이 : 별 볼일 없는 학생
삐꾸 : 행동이 좀 어리버리 하고 멍청한 성인
양아치 : 어디서든 잘 노는 아이
예절상 : 아주 못생긴 여자

<긴 말을 줄여서 짧게 표현한 은어>

개성 : 개 같은 성질
걸작 : 걸레 같은 작품
노약석 : 노련하고 약삭빠른 사람이 앉는 좌석
나이키 : 나 이쁘면 키스해 줘
야설, 야동 : 성적으로 야한 소설과 야한 동영상

<이성교제와 관련된 은어>

똥꼬바지 : 바지를 엉덩이가 다 드러나도록 입은 여학생
쌩까다 : 말을 걸어도 모른 척하다, 관심을 두지 않다.
에끼 또는 깔치 : 여자 친구
정팅 : 정기 채팅
눈팅 : 만나지 않고 사진으로만 보는 것

<욕설 대신 쓰는 은어>

깝친다 : 꼴값을 떤다
니뿡이다 : 그럼 관둬라, 엿이나 먹어라의 의미
띠벌 : 일이 제대로 안 풀릴 때 신경질적으로 하는 말
씁새 : 욕설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쓰는 일종의 욕
졸라 : 주로 '굉장히', '엄청나게'로 쓰는 부사

<기타 은어>

야리 : 담배
야리꾸리하다 : 이상하다
엄창 : 맹세하다, 반드시 지킨다. 만약 지키지 못하면 우리 엄마가 창녀란 뜻.

아이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국어교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이토록 멀쩡한 언어를 비틀고 학대하여 자기들만의 아성을 만들어 사용할까. 그것은 경쟁만을 강요하는 기성 세대에 대한 분노와 답답한 교육 현실에 대한 저항감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차마 민망해서 여기에는 올리지 않은 비속어들도 상당하다. 그런 언어들을 보면 심히 염려되는 상황이다. 은어 외의 인터넷 용어들은 이미 해독과 번역이 필요한 상황이 된지 오래다.

'글은 영혼의 대화요, 말은 인격의 표현'이란 말이 있다. 이는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과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렇듯 험악한 말을 쓰다보면 아이들의 심성도 그처럼 험하게 변할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 어른들도 이런 말을 쓰는 우리 청소년들을 나무라지만 말고 곱고 아름다운 말만 써도 되는 그런 세상을 하루빨리 만들어주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먼저 경쟁 위주로 된 입시 제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바른 언어습관을 보여주고 또 학교에서도 언어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스컴의 역할이다. 누가 뭐라든 현재 매스컴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스컴이 언어 순화에 앞장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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