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사행성 오락기인 '바다이야기'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 말 그대로 '바다이야기'는 일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있어 황금어장이 될 수 있겠지만 바다가 실질적인 삶의 터전인 사람에게 있어 '바다이야기'는 헛된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보도에 의하면, 근로자가 한 달 내내 땀 흘려 일한 대가로 받는 월급이 200만원이 채 안 되는 반면 오락기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몇 십 조에 이른다고 하니 이로 인한 국민의 정서가 심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것으로 인한 파장은 열심히 일하며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어떤 사람은 속상한 나머지 '바다이야기'사건 이래로 아예 뉴스를 접하는 것 자체를 멀리한다고 하였다.
혹자는 '바다이야기'만 들으면 삶의 의욕이 없어진다며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하였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바다이야기'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되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바다이야기'가 학교 현장에까지 만연되어 수능 80여일 채 남지 않은 고 3수험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은 불철주야 입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은 1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밤늦게까지 야간자율학습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기성세대는 어떠한가? 그런 아이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기는커녕 오히려 열심히 하지 않아도 쉽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지는 않은가. 가끔 수업시간 중에 아이들이 '바다이야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고개를 들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물며 어떤 아이는 내가 알고 있는 내용보다 더 많은 사실을 알고 있어 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십 원짜리 돈을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요즘 아이들이 '바다이야기'로 인해 돈의 가치를 우습게 여겨 함부로 돈을 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들에게 돈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돈을 바르게 쓰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구태여 열심히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일하는 사람은 적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아마 이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공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살 맛 나는 세상이 언제쯤 올까. 소득과 소비의 불균형 상태에서 1가구의 가계 빚이 약 3,400백만 원에 달한다고 하지 않는가.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져 가는 요즘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곱씹어 보아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