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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소단위이수제 재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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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09.07 09:59:00

서울대학교가 2005학년도 입시 전형안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 반영방식으로 교과별 최소이수단위제를 설정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안이 확정되어 적용된다면, 현재의 1학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과 여러면에서 상충하고 있어 전국의 모든 고교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대학입시에서 대학의 자율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고, 각 대학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학생선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이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해 왔다. 이번에 발표된 서울대의 새 전형안도 기초학력의 저하나 입시과목만 공부하는 기형적인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고육책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대학입학 전형방법이 고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에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우리 나라의 현실 풍토속에서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라는 과제를 심도 깊게 고려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한 것이다. 특히 다른 대학의 입시요강에 현실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대의 경우는 더욱 신중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가 이번에 발표한 최소이수단위제안의 문제점은 여러 면에서 지적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새교육과정인 선택중심교육과정의 편성 운영을 매우 어렵게 하여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살리기 어렵게 할 것이란 점이다. 뿐만 아니라 고교의 자율권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고교의 편법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유도하고 교원 수급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적지않다. 셋째로 수학과와 제2외국어의 이수에도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서울대학교가 새 전형요강에 대한 각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오랜 연구와 검토를 거쳐 확정되었고 이제 적용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새 교육과정의 근본정신과 골격은 살려 가면서 학계, 교육계, 특히 일선 고등학교의 교원,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과별 이수단위 기준을 축소 조정하는 일을 포함한 좀 더 바람직한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대학의 자율성이 신장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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