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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좋은 선생님으로 다가가기 위해

선생님, 오늘은 9월 첫주 연휴 둘쨋날입니다. 오늘 새벽은 제법 쌀쌀하더군요. 여름 더위는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기세를 부리던 그 더위도 잠깐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은 사람이 아무리 기세를 부리는 자리에 있다 할지라도 그 자리는 잠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너무 기세등등하게 교만을 부려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젯밤에 울산의 유명회사에 다니는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자기 직원 한 사람이 자살을 했는데 유서에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아들이 중학생인데 ‘너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4년째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하는 유서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식이 4년제 대학 나오면 뭐 하나, 그 애에게는 평생 자살한 아버지의 자식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것 아니겠느냐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자살한 분이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랬더라면 자살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참고 견디어 냈더라면 자녀에게 산교육을 시켰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살한 분이 자기 회사에서 편하고 인정받고 대접받는 자리에 있다가 힘든 자리의 이동으로 인해 고민하다 자살했다고 하더군요. 그 회사 관리자 몇몇 사람 이름을 유서에 언급하면서 자살했다고 합니다. 어제 만난 분은 자기만 자살하지 왜 남까지 죽이느냐고 하더군요. 물귀신 작전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이러한 아버지를 보는 중학생은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자기를 4년제 대학까지 나오라고 하신 말씀에 감동이라도 되었을까요? 힘들어 견디기 어려우니 자기 아버지를 잘했다고 생각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선택에 대한 안타까움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많을수록 생각이 깊을수록 더욱 자기의 아버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자신의 상처는 깊어지게 될 것 아니겠습니까?

자식을 둔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선택과 잘못된 행동이 얼마나 자식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상흔을 남기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아버지의 신중치 못한 행동이 자녀에게 주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자살한 아버지에게서 교훈을 얻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순간적 잘못된 생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여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자기는 예사로이 말을 하고 행동을 하지만 받아들이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그게 얼마나 상처가 되고 상흔이 되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그 학생이 잘 되기를 바라고 바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잘못된 행동은 그 학생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리 화를 나게 만들고 아무리 짜증나게 만들고 아무리 스트레스를 주고 아무리 학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할지라도 마음에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은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그 학생이 설사 선생님이 바라는 학생으로 변화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학생의 마음에 선생님의 잘못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분명 그 학생은 행복지수가 떨어질 것입니다. 평생 그 날 그 일이 생각날 것 아니겠습니까?

자식을 둔 어머니, 아버지들도 학생을 맡은 선생님들도 모두 자식이, 학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 같습니다. 다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star)가 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종종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선택으로 엉뚱한 말과 상식에 어긋한 행동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스카(scar)를 두고 맙니다.

이제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은 진정으로 별(star)를 만들고 싶으시다면 생각을 잘 하셔야 합니다. 선택을 잘 하셔야 합니다. 행동을 잘 하셔야 합니다. 말을 잘 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을 별(star)을 만들지 못하고 상처(scar)지닌 어둠의 사람을 만들고 맙니다.

자살한 아버지처럼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선택으로 자식을 원하는 스타(star)로 만들지 못하고 상처(scar)를 지닌 어두운 학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별을 만들지는 못할지언정 상처를 남기셔야 되겠습니까? 좋은 선생님으로 다가가기 위해 좋은 생각, 좋은 선택,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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