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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기초와 기본을 세우게 해야

오늘은 마지막 시험입니다. 출근하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어두운데도 의욕에 찬 학생들은 일찍부터 등교하여 공부를 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내일은 반가운 12월 첫 놀토입니다. 이렇게 좋은 놀토를 왜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지 않고 미루는지 아쉽기만 합니다. 다시 한 번 심사숙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주간 동안 학생들 때문에 시달리고 지친 선생님들을 볼 때면 당연히 쉬게 해야 하는데,우리나라도 선진국인데 왜 미루는지? 학생들을 위해 정열을 쏟고 에너지를 소비하다 보면 놀토가 그리워지는데 왜 그러하시는지? 선생님을 위한 배려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행함이 좋은데, 놀토가 있는 연휴로 휴식을 취하고 나면 능률이 배가 되고 기쁨이 배가 되는데 하면서 혼자서 중얼거려 봅니다.

저는 어제 오후 어느 교수님의 글의 일부를 접했습니다.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알고 지내던 목수 한 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노인이 내게 무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는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도리, 들보, 서까래, 지붕의 순으로 그렸습니다./ 그가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지요./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는 데도/ 늘 지붕부터 그려온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

이 글을 읽고서 교훈을 받게 됩니다. 이 내용은 일하는 사람의 그림을 그린 것 아닙니까? 그 그림의 순서가 곧 집을 짓는 순서 아닙니까? 뭐 평범한 내용을 가지고 커다란 감동을 주는 것처럼 생각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집을 지을 때 순서를 무시하면 집이 안 되잖아요.우선순위가 바뀌면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없잖아요. 기초부터 짓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없잖아요. 순서를 무시하고 거꾸로 하면 집을 지을 수 없잖아요.

저는 이 글을 음미하면서 질서가 중요함을 배웁니다. 순서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기초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기본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기본을 무시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기초를 예사로이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순서를 외면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혼돈합니다. 사람들은 기본이 안 되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지 않는데도 기본을 무시합니다. 사람들은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오래 서지 못함을 알면서도 기초를 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순서를 중시하고, 차례를 중시하고, 우선순위를 중시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기초가 확립되고 기본이 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본이 제대로 된 학생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본이 안 된 학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기초가 안 된 학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선순위를 잃은 학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순서를 모르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선생님도 모릅니다. 선배도 모릅니다. 위, 아래도 모릅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순서를 가르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우선순위도 잃은 채 생활합니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과 먼저 해야 할 것을 잃어버린 채 덜 중요한 것 먼저 생각하고 덜 중요한 것 먼저 행하고 하면 어찌 됩니까? 보나마나 거꾸로 사는 삶이 되지 않겠습니까? 바둑에서 우선순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않습니까? 먼저 선수해야 할 것 선수부터 해야 하지 않습니까? 타임을 놓치면 실패하고 맙니다.

학생들의 우선순위가 무엇입니까? 첫째가 공부입니다. 배우는 학생이 공부보다 앞서는 것이 있다면 우선순위를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배우는 학생이 공부 기회를 놓치면 어떻게 됩니까? 때를 놓치고 나면 공부다운 공부를 못하게 됩니다. 공부가 오히려 짐이 되고 맙니다. 학생들에게는 우선순위가 공부보다 앞서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체력, 기본적인 성품, 기본적이 소양 등을 두루 갖춰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초와 기본을 잘 다져 제대로 된 학생이 되어야 장차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기초가 무엇입니까? 그게 바로 기초 실력입니다. 기초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다음부터는 헛수고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튼튼한 집을 세울 수 없습니다. 기초가 되어 있지 않은데 기둥을 세우려고 하면 세워집니까? 기둥이 세워지지 않은데 도리, 들보, 서까래, 지붕을 지을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초등학교 실력이면 초등학교 공부부터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중학교 실력이면 중학교 공부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고1 실력이면 고1공부부터 하면 됩니다. 기초를 닦는데 부끄러워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시간이 더디더라도 기초가 튼튼하면 언제든지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기초가 튼튼하면 언제가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기초를 쌓아야 합니다.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기초 실력도 중요합니다만 기본 성품도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성품즉 성실, 노력, 인내, 절제, 정직, 근면, 예의범절 등을 두루 갖춰야 합니다. 이게 바로 집을 짓는데 전기나 설비에 해당된다 할 것입니다.

사람됨은 기본이 제대로 되어 있느냐, 그러하지 않느냐에 구분됩니다. 아무리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고 튼튼한 집을 짓는다 해도, 내부벽돌을 쌓고 벽을 바르고 좋은 벽지를 바르고 도색을 한다 해도 전기나 설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집 구실을 못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기초 실력을 갖춰 공부를 잘하는 실력있는 자가 되어도 사람이 해야 할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기초와 기본은 함께 가야 합니다. 기초와 기본은 필수입니다. 기초와 기본은 선택이 아닙니다. 기초와 기본은 둘 다 중요합니다. 기초와 기본이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기초와 기본이 평행선을 유지해야 합니다. 실력은 기초가 되어야 하고 성품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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