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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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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모래성을 쌓으며

바닷가에 쌓은 모래성은 바닷물이 밀려오면 씻은 듯이 허물어 진다. 성을 쌓느라 모래를 끌어 올린 수고도 모양을 내느라 머리를 짜낸 흔적도 없이 말이다. 사라진 모래성을 멍하니 바라보며 쌓아지지 않는 안타까움에 이 밤을 하얗게 보낸다.

나는 다섯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섬마을 4학년 담임이다. 다섯명중에 특수아 한명을 뺀 네명을 참으로 열심히 가르쳤다. 관사와 학교가 붙어있고 네명의 학생들 마저 학교 주위에 살고 있어서 저녁식사 후에도 불렀다. 

매일 같이 약 한~두시간씩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교과서, 문제집, 쪽지시험 등등을 특별한 문화시설도 없고 방과후 다니는 학원도 없는 이곳에서 시간을 내서 도란도란 보충수업을 하는 보람에 지칠줄도 몰랐다. 그러는 사이에 거칠고 험악했던 친구 사이가 좋아지고 모든면에서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달은 다음 달은…… 하면서 기대 했던 성적은 오르지를 않았고 아득한 절망감에 교사로서 부끄럽고 챙피함에 가슴이 아파온다. 오늘 시험지를 채점하면서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아무말도 하기 싫어졌다. 그냥 아이들을 일찍 보내고 혼자서 반성해 본다.

무엇이 문제인가? 가르치는 방법? 아이들의 지능?  어디다 핑계를 대어야 하지? 내일 아침 허물어진 내 심신을 추스려 다시 아이들 앞에 서있을 수나 있을까? 내가 저 아이들을 포기하면 어쩌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솟는 법. 허물어진 마음을 추스려 다시 도전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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