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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광안대교를 바라보는 미륵대불의 자태, 옥련사

해운대 동백섬이나 장산에서 수영구 민락동 쪽을 바라보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웅장한 광안대교를 볼 수 있다. 그 광안대교를 바라보다 오른 편의 산 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산 중턱에 하얀 석불을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석불은 멀리서 보아도 그 크기가 자못 장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석불이 있는 산을 백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백산에는 제법 번듯한 규모의 절이 하나 자리 잡고 있는데 그게 바로 '옥련선원'이라는 절이다.

이 옥련선원의 정확한 창건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서기 670년 원효대사가 백산사로 이름을 정했다는 설이 있으며, 서기 910년에 최치원 선생께서 이 백산사에서 은둔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전해오는 걸로 봐서 옥련선원이 상당히 오래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전의 흔적을 알 수 있는 고택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절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웅전이 1976년에 비로소 창건된 것으로 보아 현재 절을 이루고 있는 건물은 최근에 조성된 것들로 보인다. 실제 이 옥련선원의 건물들은 절집다운 예스런 멋은 찾아보기 어렵다. 절의 일주문도 콘크리트로 기둥을 세운 것이고, 절의 다른 부속 건물들도 시멘트 색깔을 노출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곳이 아주 오래전부터 절터였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하나 있다. 부산의 다른 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마애미륵석불의 존재가 그것이다. 대웅전 뒤 야산의 바위에 선각으로 새겨진 이 석불의 존재로 인해 백산사가 삼국시대부터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석불은 현재 마모 정도가 심해 그 정확한 모습을 판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7호 정해질 만큼 부산에서는 아주 드문 문화유산이다. 일설에 의하면 어느 날 벼락이 쳐서 돌이 거꾸로 누워 현재의 위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바위에는 어떤 형태로든 부처님이 조각되어 있었음이 분명한데, 풍우의 거친 무력에 의해 섬세하게 새겨진 선들이 깍여 아쉬운 감이 든다. 현재 상반부는 거의 마모되고 하반부의 일부만이 가엽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옥련선원에 현존하는 건물은 보현전, 대웅전, 심우전, 산신각 등인데 특히 이 절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1992년 1,500톤의 화강석으로 제작된 약 15m 높이의 미륵대불이다. 이 미륵대불은 바닷가에 인접한 절로서는 조금 드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해수관음상이라 하여 바다 근처의 사찰에서는 여지없이 관세음보살상이 웅장한 자태로 세워져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양양 낙산사의 해수관음상을 대표로 하여 동해상에 위치한 절들은 거의 예외 없이 관세음보살상을 웅장한 크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 많다. 그런데 옥련선원에서는 관세음보살상 대신에 미륵대불이 거대한 크기로 세워져 있는 것이다. 아마 명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앞서 말한 마애미륵석불의 조각과 깊은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미륵불이 도대체 누구인가? 미륵불은 불교의 미래불이라고 하는데, 다소 신비주의적 세계관이 가미된 불교관이라고 할 수 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에 든 뒤 56억 7000만 년이 지나면 사바세계에 출현하는 부처라고 한다. 그때의 지상은 유리와 같이 평평하고 깨끗하며 꽃과 향이 뒤덮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수명은 8만 4000세나 되며 지혜와 위덕이 갖추어져서 안온한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천국이 온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 미륵불의 세계를 용화세계라고 하는데 이 세계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에서의 갖가지 노력이 요청된다. 즉 옷과 음식을 남에게 보시하거나, 지혜를 닦아 공덕을 쌓거나,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하여 깊은 자비심을 내거나, 자비로운 마음을 기르거나, 절을 세워 설법하는 등 갖가지 공덕을 쌓아야 이 천국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옥련사의 모든 건물은 최근세에 지어진 것이라 전통사찰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드물게 바위에 새겨진 마애미륵석불이 있다는 점과 또 그것을 바탕으로 거대한 미륵대불이 웅장한 자태로 광안리 앞바다를 굽어보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진진한 흥미 거리가 될 수 있다. 좋은 날씨에 도심 가운데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옥련선원으로 올라가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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