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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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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낮아짐이다

오늘도 폭염이 이어진다고 한다.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한다. 더위 때문에 평소와 같이 일찍 출근을 하였다. 출근길 중 나에게 언제나 보너스 길이며 기쁨과 즐거움과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달천농공단지로 가는 길은 언제나 나에게 유익이 된다. 길 양 옆에는 꽃 중의 꽃인 무궁화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오늘 아침에는 그 동안 소홀히 했던 동대산이 내 눈에 쏙 들어온다. 그 어느 때보다 낮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더욱 눈이 가게 되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낮아져야 관심을 갖게 되고 사랑하게 되고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여름 내내 동대산이 폭염으로 지칠 대로 지쳐 있음을 알 게 된다. 살인더위와 같은 폭염 속에서도 잘 견뎌내는 동대산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특히 폭염으로 인해 더욱 겸손해지고 낮아진 동대산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약할 대로 약해지고 지칠 대로 지쳐지게 되면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럴 때 사람들은 누구나 관심을 갖게 되고 챙기게 되고 마음을 두게 되고 정을 주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폭염과 같은 시련이 없다면 사람은 낮아질 줄 모른다. 교만할 대로 교만해진다. 높아질 대로 높아지려고 한다. 부모도 낮게 본다. 선생님도 낮게 본다. 웃어른도 낮게 본다. 자기가 최고가 된다. 자기가 제일 높다. 자기 생각이 제일 옳다. 자기감정대로 행동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높아지려고 한다. 어른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아이도 그러하다. 특히 배우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가 낮아져야 자기와 상대하는 사람이 자기를 인정해 주고 사랑하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고 자기를 높여주지만 자기 스스로 높아지면 자기와 상대하는 사람이 자기를 인정하기는커녕 사람대접도 하지 않는 것을 우리는 보지 않는가?

배우는 학생이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낮아짐이 없다면 어떻게 되나? 무례한 행동이 나오게 된다. 무례한 말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게 된다. 지나친 행동을 예사로이 하게 된다. 무턱대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자기가 하는 생각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하는 행동은 모두 바르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모른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모른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른다. 자신이 해야 할 바를 모른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가장 바른 것이고 자신이 하는 행동이 가장 바른 길이며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옳은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교만에 빠져 있지 않은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교만한지 아니한지, 자신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는지 아니한지를 알아보려면 자신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부모님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등을 되돌아보면 자신이 현재 처한 상태를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과의 관계를 살펴봄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교만에 빠져 있으면 아무리 선생님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고 바르게 가르쳐 준다 해도 그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과 선생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일단 멈춤이 필요하다. 요즘 출퇴근길에 늘 건널목을 건너고 있는데 건널목 앞에 가면 ‘일단 정지’라는 표지판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이 다치지 않기 위해 무조건 일단 멈춰 좌우를 살펴보지 않은가?

이와 같이 학생들은 일단 멈춰 선생님과의 관계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내가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나, 선생님의 말씀을 예사로 듣고 있지 않나? 선생님의 말씀이 거슬린다고 하여 덤벼들지는 않은지? 자기 생각, 자기감정에 빠져 욱 하는 성질로 선생님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하다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교만에 빠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단 정지하여 자신을 살피고 선생님을 선생님답게 대하는 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겸손이다. 그게 바로 낮아짐이다. 그래야 선생님이 더 가까이 다가올 것이고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사랑하게 될 것이고 귀하게 여길 것 아니겠는가?

한여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라. 어디로 떨어지나? 높은 곳으로 떨어지지 않고 낮은 곳으로 떨어지지 않는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마음을 가진 자에게 시원한 폭포수가 떨어지듯이 학생들의 낮아진 마음속에 시원한 폭포수와 같은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지게 될 것 아닌가?

특히 선생님의 말씀을 예사로이 듣는 학생들은 이번 기회에 가까이서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자세를 가져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 귀 밖으로 듣고, 잔소리로 듣고 짜증내고 돌아서서 욕을 하고 자꾸 선생님을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겸손한 자세가 아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자기 손해다. 선생님과의 관계가 바로 유지되지 못하면 결국 자기 손해다.

이제 개학하면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선생님 앞에서 정직해야 한다. 선생님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바라볼 수 있다.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야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1학기 동안 말버릇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있다면 이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생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입을 봉해야 한다. 선생님 앞에서 급한 마음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게 바로 겸손이다. 그게 바로 낮아짐이다.

교육은 낮아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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