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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장 공모제, 냉정히 분석 평가해 보자

 금년부터 시범 시행한 교장공모제, 현장 교원들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 첫 상반기를 마무리 짓고 있다.  몇달 동안이지만 하면서 그 시행과정부터 여러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이 들어난 결과를 냉정히 분석평가해야 한다.

 잘못된 교육정책은 그 후유증이 장기간에 걸처 서서히 나타나므로 문제점을 즉시 보완하지 않된다. 교육의 특성상 즉각적인 피해는 나타나 측정할 수 없지만 서서히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간다.

이번 교장공모제는 크게 내부형, 개방형, 초빙교장형으로 이루어졌으며 각각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평교사나 일반인이 초ㆍ중ㆍ고교에서 교장이 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 제도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장공모제를 하게 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혁신적인 학교개혁으로 민간 경영기법을 도입, 교육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과 ‘당해학교에 4년간 재직하면서 학교혁신 및 지역사회 발전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우리나라 교장 공모제, 교장 초빙제, 일반인 교장제를 전면 실시하면 누가 도서․벽지에 가서 근무할 것이며, 교원들에게 어떻게 열심히 연구하고, 연수받으라고 할 것인가? 새로운 제도에는 이런 대책을 하고 있는가? 예견하라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시행전에는 떠들던 사람들도 이젠 이 제도에 순응하는지 모두가 조용히 입다물고 있다. 이 제도에 대한 몇 가지의 문제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교장공모제 한다고, 승진 경쟁·행정중심 풍토가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 전국 국·공립학교는 9003개로 교장자리가 한정되어 있다. 교육부가 말하는 공모제를 통해 과열승진 풍토를 해결하자는 것은 해결 방법이 될 수는 없다. 과연 15년 교직경력의 공모교장이 리더십으로 교단의 질서를 유지시킬지 의문이다. 형행 승진제도의 자기연찬 및 발전, 그리고 교원으로서 성실한 근무의 동기유발 등 장점은 간과할 수 없는 제도이다. 오히려 교장공모제에 따른 후보자 난립으로 과열경쟁과 혼란, 소속 교원단체·학연·지연 등의 연줄과 이해집단으로 인한 교직사회의 분열 및 갈등 초래가 가중될 것으로 본다.

 둘째, 교장공모제 도입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보다는 정치적 논리에 강행된 제도였다.  한 나라의 교육정책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매우 중요하고 신중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교육계획이 국가발전과 함께 비교적 장기적이며 다년간의 연구 끝에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교육정책은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교육정책은 달랐다. 정치에 따라 교육제도가 바뀌었다.
 
다시말해, 교육정책과 제도가 정치적 논리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이번에 시행된 교장공모제 역시 교육의 목표 달성보다는 정치적인 영향에 의해 실험의 대상이 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단 몇 번의 공청회로 교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도 않고, 시범운영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학교경영의 수장을 무자격자에게 맡기는 위험천만한 교육정책을 편 것이다.
 
 셋째는 교장공모제 희망학교의 자율이 아닌 시도별 강제적인 할당제에 따른 밀어붙이기식 정책논리의 부작용이 많다.

 교장공모제 희망학교는 일반학교와는 다른 학교경영 및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발전 프로잭트는 희망학교에 근무하는 교원,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에에 적합한 학교장을 공모하게 한다. 그러므로 교장공모제를 희망하는 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나 교육감이 아닌 학교구성원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시행된 교장공모제 신청학교는 이 같은 과정을 무시한 상의하달식의 방법이었으니 희망학교의 학교발전과는 동떨어진 교장공모 그 결과가 우려된다. 아울러 몇몇 희망학교는 교장 희망자간의 상호비방과 인신공격, 그리고 학교운영위원들에게 사전 로비활동 등으로 평온한 교직사회에 새로운 불신을 낳았다.

 넷째는 젊은 교사 출신 공모제교장, 과연 우리 정서에 비추어 올바른 학교경영 가능한가?  교육은 많은 경험과 경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므로 기업처럼 단시간의 투입-산출이 되지 않은 교육 특유의 특성을 갖고 있다. 현행 내부형 공모제 자격은 최소 15년 교직을 요구하고 있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한국사회 정서에 젊은 교사출신 교장, 고경력의 교사에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리더십을 발휘하더라도 고경력 교사가 수용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다섯째, 무자격 교장의 학교경영은 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였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인 교장을 무자격자 중에서 공모한다는 것은 큰 잘못이다. 무자격자가 교장이 되면 교사 무자격자로 교사를 충원하고, 사립학교에 친인척 무자격자를 교장자리에 앉혀놔도 하자가 없다. 이 같은 무자격 교장은 우리나라 교원자격증제 전체가 파괴되는 논리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교장공모제는 바로 교직의 전문성 훼손이라고 할 수 있다. 교직은 전문직이며 교원자격증은 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은 없던 자격증 제도도 만들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공모제의 무자격교장은 교직의 전문성은 무시하고, 교장·교사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이 제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여섯째, 지연, 학연 등으로 교사의 인치인화, 학교의 정치장화가 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장을 심사하므로 지난 학교장 공모에 몇몇 공모학교는 학교운영위원을 상대로 한 각종 로비의 후유증이 있었다고 한다. 현행 교장공모제도 하에서는 학연, 지연 등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학교가 정치판처럼 감정이 앞서는 사회로 변해갈 것이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총회 등의 심사·공모는 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연구·연수에 대한 노력보다는 인기위주의 활동이 더 크게 작용하여, 선거의 후유증이 교단에도 전파될 것이며, 교사들 간의 불신과 패 가르기 등으로 교사로서의 전문성 향상보다는 인기영합에 치중한 곳이 있었다.

  일곱 번째는 무자격증 교장으로 인하여 교육의 전문성 발전에 저해될 수 있다.  교육부가 교장공모제를 강행키로 한 가장 큰 이유는‘연공서열 파괴’라고 볼수 있다. 현행 교장공모제는 응모자격기준에 따라 내부형(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교원), 개방형(당해학교 교육과정과 관련한 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한 자), 초빙교장형(교장자격증 소지자)으로 구분하고 있다. 무자격 교장 실패 사례로는 외부전문가를 교장으로 초빙하여 운영했던 경기 애니메이션 고등학교가 초대 교장과 2대 교장 모두 실패로 끝나고 2년 만에 종래의 임명직으로 바뀐 사실은 왜 모르는가? 실제 1, 2대 교장들은 교육을 제대로 몰라, 교단의 현장 정서를 몰라 학생과 교원들로부터 소외를 당하고 교육력의 손실을 가져왔음을 자인하고 있다.

 교장공모제는 문제가 있다면 당장 재고되어야 한다. 학교를 정치판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물론 교사들 간의 감정대결, 특정인을 위한 로비와 비정상적인 경쟁으로 학교는 더욱더 혼란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성 없는 교장에게 공교육정상화를 기대할 수 는 더욱 없다. 무자격 교장공모제 실시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정부와 교육부에서 책임져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의 피해가 뻔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이젠 냉정히 평가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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