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을 먹으며 야간에 TGV 기차를 타고 3시간 반의 여행을 하는 즐거움이 색달랐다.
밤9시 쯤 도착한 호텔은 아담하고 깨끗하였다. 루체른 시내 호텔에서 조식을 하고 리프트곤돌라를 타고 알프스의 아름다운 산맥을 조망할 수 있는 영봉인 필라투스를 올랐다. 조금전만해도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정상의 경치를 볼 수 있을까 염려를 했는데 정상에 오르면서 구름위로 펼쳐진 만년설이 덮인 필라투스 콜른 봉은 너무 선명하게 볼 수 있어서 행운이 따라다닌다는 가이드의 말이었다.
스위스는 중립국으로 면적이 남한의 약 반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 국민소득이 높고 모두 잘살고 있었다. 나라 전체가 꽃으로 둘러싸인 스위스는 아름다운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중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나라이기도 하다. 도시 곳곳을 장식한 발코니의 꽃들과 알프스에서 볼 수 있는 고산지대의 꽃들, 만년설이 뒤덮인 유럽의 지붕-융프라우와 필라투스, 티틀리스, 리기와 같은 많은 산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계공예 등 스위스는 그 이름만으로도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인 이 나라에 호수가 146개나 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아주 큰 호수들이 많았다. 1,200km의 알프스산맥에는 8개국이 걸쳐있고 이 곳 필라투스 봉에 산위까지 작은 철로를 깔아 놓아 여름철에는 기차로 관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목축을 하여 치즈, 요구르트 등을 만들어 먹는 낙농업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산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일행은 필라투스 콜른 봉을 리프트곤돌라 안에서 일행과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향이 너무 좋았다. 산을 오를 때부터 내려올 때까지 감탄사의 연발이었다. 완전히 환상의 세상에 왔다는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스위스 전통가옥을 감상하고 빈사의 사자 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아기자기한 관광 상품 가게에서 선물을 고르는 재미에 잠시 빠져있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나무로 된 가장 오래된 다리 카펠교를 지나 시가지를 걸어서 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한식으로 점심을 먹으니 김치 맛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만년설을 차창 밖으로 구경하면서 산악지대의 터널을 빠져나가면서 남쪽으로 달렸다. 고속도로가 잘 놓여 있어서 설경과 호수를 보면서 작은 나라라는 것이 실감이 가지 않았다. 많은 눈이 쌓인 휴게소에 들려서 용변도 보고 편의점에서 간식도 사서 먹었다.
다시 한참을 달리다 보니 드디어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국경에 우리나라 톨게이트 같은 검문소가 나타났지만 바로 통과 되어 역시 유럽은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가 편리한 지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