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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北도 교직 기피

월급 체불·격무로 인기 '뚝'
교대 피하고 상업·무역 선호
출신성분 나빠 교원으로 배치


식량을 구하려고 교실을 비워야 하는 교사. 방과후 노력 동원에 시달리고 방학도 없는 과중한 업무. 교직은 절대 싫다는 학생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 논 '북한교육의 현실과 변화' 보고서에는 열악한 북한 교원의 현실과 교직기피현상이 탈북 교원·주민들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밝혀져 있다. 북한에서는 교원들에 대한 대우가 각별하다. 각 지방당국은 교원들을 위한 상점, 편의점을 따로 설치하고 식당 안에도 교원 좌석을 따로 마련했다.

또 교원이 범죄를 저질러도 즉시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해임조치를 한 후 다른 일반 기업소나 공장 등에 배치했다가 구속시키는 등 권위를 지켜주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한은 경제가 악화되면서 교원의 사회적 대우와 지위, 인기도 급격히 추락했다. 교원들은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생필품 배급도 받지 못하는 형편에서 물질적으로 궁핍한 처지다. 탈북교원 O씨는 "식량 배급 부족으로 절반 가까운 교원이 음식 장사나
농사일 부업에 나서거나 학부모들의 뇌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침 7시30분에 출근해 보통 8시에 퇴근하고 방과 후에도 각종 건설공사, 학교운영물자 조달, 농촌지원 활동 등 노력 동원에 시달리는 근무환경도 교사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북한 교원들에게 가장 부담스런 학교업무는 바로 교양시간 준비다. 탈북 교원 김은철 씨의 경우도 "가장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 일거리의 첫 번째가 교양시간"이라고 증언한다.

학교에서는 매일매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상과 당의 방침을 주입시키는 다양한 교양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수업 전에 5분 정도 진행되는 365일 교양은 상부기관에서 교양 책자가 따로 내려오기 때문에 그대로 교육하면 되지만 학습회 교양, 계급 교양, 공산주의 교양, 애국주의 교양 등
과외교양시간에 진행되는 교양안은 교사가 직접 작성해 검열을 받아야 한다.

김은철 씨는 "교양안을 충실히 작성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적당히 작성하거나 다른 교원이 작성한 것을 베끼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방학 중에도 매일 출근이 원칙이다. 교사들은 주로 강습과 교수안 작성 활동을 하게 된다. 또 학생들의 교외생활지도를 열흘에 1회씩 점검 보고하는 등 사로청 및 소년단 조직에서 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고 학생들의 방학숙제 진행 상황도 파악해야 하는 등 격무에 시달린다. 격무에 생계 보장도 안되다 보니 교직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범대학이나 교원대학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급감하고 대학을 졸업해도 교직에 배치 받는 것을 꺼릴 정도다.

한 탈북 교원은 "졸업 전부터 교원으로 배치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출신 성분이 좋은 애들은 보위부나 안전부 등으로 가고 성분 나쁜 사람들만 교원이 됐다. 졸업 후 6개월간 학교에 나가지 않았더니 시 사로청 지도원 두 명이 찾아와 출근 안 하면 추방시킨다고 경고했다. 어쩔 수없이 출근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북한 교원들은 연 1회 승급 및 강급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러야 한다. 승급 시험은 자신의 자격 기준에 맞춰 시험을 통해 승급하는 과정이다. 강급 시험은 교원 자신의 급수를 지키는 시험으로 이 시험에 탈락하면 급수가 내려가거나 심한 경우 교원직이 박탈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강급 시험은 교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시험이며, 매년 이 시험을 앞두고 교수강습대학 간부들에게 뇌물로 로비까지 벌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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