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종반전에 들어선 요즘 연일 들려오는 메달소식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잘하는 스포츠가 딱히 없지만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여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을 시청하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개인종목보다는 단체종목에 관심이 더 가는 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여러 명이 플레이에 참여하여 뜻과 마음이 하나 되어 오류나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만 득점을 이루어내는 상황이 흥미 진진하여 비록 경기에서 지더라도 박수를 보내는데 일에 결코 인색하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각종 단체, 및 개인 경기에서 승패에 관계없이 영원히 역사속에 남을 멋진 플레이를 보여 주었다. 메달의 색깔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온 국민들은 무한한 감동을 받고 있는 터이다.
그동안 있었던 올림픽 경기 중에 1점의 차이로 승패가 갈렸던 경우를 살펴보자. 아마 1점의 차이로 가슴 죄는 경기를 보았다면 8강을 결정짓는 브라질과의 여자 핸드볼 경기였을 것이다. 33:32란 1점의 차이! 결과가 1점 차이라고 하지만 경기과정에서 마음 졸였던 생각을 해 보라. 오직 볼 하나에 집중하여 온 몸을 던져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의 허탈감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 못할 것이다. 마지막 한 점을 심판이 어정쩡하게 마무리한데 대하여 경기 후 인터넷을 달군 네티즌들의 불만 섞인 소리를 심판은 알고 있는가? 그런데 이게 웬일!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전에서 29:28로 또 1점 차이를 기록한 것이다. 노르웨이의 마지막 골 인정을 두고 납득이 안 가는 심판의 판정을 온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또 1점 차이로 온 국민이 안타까워했던 경기를 들라면 여자 양궁 개인전의 박성현 선수와 장주안주안 선수의 결승전과 남자 양궁 개인전 박경모 선수와 우크라이나의 루반 선수의 결승 대결! 각각 110:109, 86:85로 모두 1점 차이로 은메달을 땄다. 경기가 끝나고 얼굴에 아쉬움이 역력했지만 곧 웃는 얼굴로 국민에게 웃음으로 응대했던 두 선수의 얼굴에서 온 국민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대한민국이 1점 차이로 이긴 예도 찾아볼 수 있다. 야구에서 미국, 캐나다, 중국, 대만을 모두 1점 차이로 이긴 것이다. 야구의 종주국 미국을 멋지게 잠재우며 9회말 8:7로 케네디 스코어의 짜릿한 역전승까지...중국과의 야구경기는 두 차례나 중단된 끝에 6회 말에 완전히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다. 대한민국과 야구 예선전을 치른 나라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스포츠 강국들이니 무사히 예선전을 통과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진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예선 리그전 전승을 기록하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라갈 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1점에 웃고 1점에 우는 일이 비단 스포츠뿐이겠는가? 나와 가족, 혹은 제자들에게 이미 일어난 일도 있고 또 앞으로 다가올 인생의 여러 가지 일들도 있을 것이니...
우린 때때로 훈련과정에서 흘린 땀의 양에 상관없이 눈앞에 나타난 결과만 보고 앞선 팀이나 개인에게 많은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얼굴 뒤에 감추어진 점수 차이는 보이지 않고 오직 영광을 한 아름 안고 우뚝 선 승자의 얼굴만 바라보고 환호할 뿐이다.
1점의 차이! 올림픽기간만이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조금 다른 눈으로 선수들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1점 차로 그(그들)의 인생의 어느 한 기간이 송두리째 날아감 같은 쓰라림을 맛보며 언제 끝날지 모를 한없는 눈물을 쏟아내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 중 누군가가 그와 똑같은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한번 쯤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