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충남의 한 여교사는 본사를 방문, 회사원인 남편과 7년째 별거상태에 있다며 매번 전출 내신을 내곤 하지만 거의 절망상태라며 끝내 눈물을 글썽 거렸다. 서울의 모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는 남편은 대개 토요일에도 밤늦도록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한달에 두어번 얼굴보기도 힘들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자녀양육과 가사를 혼자 도맡아 고달프고 두자녀가 마치 아비없는 자식인양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안타깝다고 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최근에는 허리병까지 생겨 정말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말미에 이런 고통을 끝내려면 교단을 떠나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느냐며 혼자말하듯이 울먹였다. 그녀는 이런말도 했다. 주위에 비슷한 처지의 여교사가 한둘이 아니니 행정하는 분들도 어려움이 적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사는 지난달 '시·도간 교원교류 확대-배우자 직업과 관계없이 동등기회 부여'라는 본지 보도내용을 보고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보도내용을 보고 혹시나 하는 기대로 바로 도교육청에 전화를 해 확인해 보았는데 담당 장학사는 전출기회 우선순위가 예전과 달라진게 없고 오히려 올해는 모든 교육청이 교원부족 사태로 교사 전출을 기피하는 형편이어서 예년보다 시·도간 교류인원이 크게 축소될 전망이라고 하더란 것이다.
본지의 보도내용은 시·도인사담당장학관회의에 시달된 교육부의 지침이었다. 그러나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듯 공자님 말씀하듯 권장만 하고 나몰라라 하는 식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놀리는 것 밖에 안된다. 물론 교육부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별거교사들의 고충해소를 바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정작 인사권을 쥐고 있는 시·도교육청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미온적으로 나오니 독려차원에서 지침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는 행정당국이 별거교사들의 문제를 고충해소와 교직안정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시·도간 인사담당장학관들로 협의체를 구성해서라도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한다. 차제에 교사 본인이 원치않는 원거리근무처로 인한 별거기간이 5년이상이 되지 않도록 한다든지 하는 명문화된 규정도 마련했으면 한다. '5년이상 실제로 별거상태에 있는 교사들은 본인이 원할 경우 시·도간 교류에 무조건 포함한다'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이 아닌한 별거교사들의 고충해소는 그야말로 백년하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