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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황포돛배와 함께 한 백마강의 물결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저어라 사공아 일옆편주 두둥실
낙화암 그늘 아래 울어나 보자

고란사 종소리 사무치는데
구곡간장 올올이 찢어지는 듯

누구라 알리요 백마강 탄식을
깨어진 달빛만 옛날 같으리
- 조명암 작사





꿈꾸는 백마강, 선창, 알뜰한 당신, 그리고 고향초......
조명암이라는 이가 있었다. 충남 아산 출신으로 모더니즘에 심취한 시인이자 연극인, 그리고 5백여곡에 달하는 노랫말을 지은 사람. 그러나 분단의 아픔과 함께 북으로 넘어간 전력 때문에 남한에서는 금기의 인물이 되었던 사람.

암울했던 일제시대 였던가. ‘누구라 알리요 백마강 탄식을, 깨어진 달빛만 옛날 같으리’라며 민족의 아픔을 은근히 표현했던 시인은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이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민족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백마강에서 황포돛배를 타본다. 옛날 사진첩에서나 보던 고전적인 의미의 황포돛배는 아니지만 황포돛배에서는 내내 꿈꾸는 백마강이 흘러나왔다. 그 옛날 한성과 웅진, 사비를 도읍지로 하면서 멀리 중국과 일본까지 진출했던 극동의 강대국이었던 백제의 영광을 떠올려본다.




세월은 덧없다. 백마강에는 고란사와 낙화암, 조룡대가 남아 있지만 그 시절의 사람들은 가고 없다. 백강이라고도 불리는 백마강. 실은 금강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백마강은 백제의 제일 큰 강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백제를 상징하는 강이다. 부소산을 휘돌아 흐르는 백마강에는 늘 황포돛배가 이방인들을 맞이한다. 천정대, 낙화암, 조룡대, 조각공원이 있는 구드래, 부산ㆍ대재각, 스스로 따뜻해졌다는 자온대, 수북정 등등 뱃길이 가는 곳마다 옛 전설이 서린 백마강에 어린 은색 물결.





그 백마강의 동쪽 끝 약 100m 높이의 단애에는 백제가 멸망할 때 삼천 궁녀가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이 고즈넉하게 앉아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자신의 수군을 위협하는 용을 낚았다는 조룡대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말했다. 조룡대에 얽힌 소정방의 전설은 철저한 승리자의 기록에 불과하다고.
다시 황포돛배의 뱃전에 기대어 낙화암을 쳐다본다. 물결은 여전히 은색으로 물들어 있고, 그 은색 자락에 묻힌 백제의 한을 생각해본다.




꿈꾸는 백마강은 여전히 황포돛배를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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