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연쇄살인범 사건으로 또다시 어수선하다. 미국발 금융사태에 따른 제 2의 경제위기 상황 마저 겹쳐 민심까지 흉흉하다. 급기야 많은 언론들이 뒤늦게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 문제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2004년 유영철이나 2006년 정남규 사건 때부터 지금처럼 심각하게 대책을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뒤로 하고 우선 함께 고민을 할 시점은 확실한 것 같다.
놀라운 것은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이코패스나 다중인격, 충돌조절 장애현상등이 역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가장 골칫거리로 떠오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후군)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정신장애들이 공통적으로 우리 뇌의 전두엽 이상 때문인 것이 1891년 처음 독일 발다이어에 의해 뇌 연구가 시작된 이래 영국의 셰링턴과 봄 박사를 거쳐 최근 미국의 맥클린과 스페리 교수 등에 의해 완전히 밝혀졌다.
그동안 발표된 많은 뇌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각각의 역할을 맡은 뇌의 전후좌우 구조 중에서 전두엽은 뇌의 여러 곳에서 이루어진 처리를 받아 새로운 지식 창출과 가치 판단을 통한 행동통제 신호를 내보내는 일종의 CPU(중앙처리장치)역할을 하는 곳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이용해 창의성을 발휘하거나 새로 입력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동시에 다양한 감정을 표출되게 하거나 의도된 특정 행동을 지시하는 등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을 주관하고 있다.
그런데 급속한 산업사회 발전의 역기능은 이 전두엽의 기능 상실을 가져와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선 전두엽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은 임신 중 태아에게 끼친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영향이지만 후천적으로 컴퓨터 중독, 인스턴트 음식, 과도한 경쟁체제, 환경오염 등 환경적 요인과 함께 우리 사회만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관습이 서구 문물과 부딪히며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6년 필자가 개발한 ‘무지개형 학습’을 통한 ADHD 치료사례가 지상파 방송에 소개가 된 이후 그동안 쉬쉬해 왔던 가정과 학교 현장의 고민들을 이젠 공개적으로 떳떳하게 치료할 정도가 되었지만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분명한 것은 ADHD 등 많은 정신장애 질병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완전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성인이 되면서 더욱 증상이 다양해지고 절반 이상 유전 된다는 사실이다.
의심이 간다고 여겨지면 우선 전문의와 꾸준한 상담을 가지면서 무엇보다 가정과 학교, 이웃의 공동 노력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지나친 사교육을 강요받아 좌우뇌의 불균형을 가져오거나 줄세우기 문화와 금전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가 낳은 사회병리현상은 사이코패스와 ADHD를 더욱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조금 적게 벌고 적게 쓰더라도 남을 배려하며 다함께 일하고 즐겁게 나눠쓰던 우리 조상들의 ‘품앗이와 두레’에 담긴 사람 중심의 전통을 다시 살려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