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子曰(자왈) 君子博學於文(군자박학어문)이오 約之以禮(약지이례)면 亦可以弗畔矣夫(역가이불반의부)인저”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글을 널리 배우고(君子博學於文) 예로써 단속해야(約之以禮) 비로소 어긋나지 않는다(亦可以弗畔矣夫).”는 뜻이다.
여기에 나오는 말을 줄여서 어떤 친목단체는 ‘博約會(박학회)’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보물 제569-13호로 지정된 안중근의사유묵에도 ‘博學於文約之以禮(박학어문약지이례)’의 글이 나오기도 한다. 그 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써 가정에 가훈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博文約禮(박문약례)’로 줄여 쓰기도 한다.
공자께서는 이 말씀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있을까? 하나는 넓은 지식을 가지라는 것과 또 하나는 예의에 맞는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학문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이 되라는 것이다. 학문과 인성을 두루 갖춘 君子(군자)가 되라고 하신 것이다.
공자께서는 본인도 학문과 인성을 두루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본보기로 제자들에게 학력증진과 인성교육에도 힘을 쓴 분이셨다. 안회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공자께서는 사람을 잘 이끄시어 문(文)으로써 지식을 넓혀 주셨고 예로써 나의 행동을 다스리게 해 주셨다”고 하였다.
“子曰(자왈) 君子博學於文(군자박학어문)이오 約之以禮(약지이례)면 亦可以弗畔矣夫(역가이불반의부)인저”라는 말 속에서 군자는 어떠한 사람인지도 엿볼 수 있다. 우선 군자는 부지런하였다. 글을 널리 배우기 위해서는 게으름이 용납되지 않는다. 느슨하게 공부하고서야 어찌 학문을 넓힐 수가 있겠는가? 또 군자는 열정을 가졌다. 열정이 없고야 어찌 한정된 시간에 넓은 지식을 추구할 수 있겠는가? 군자는 정성을 다하였다. 정성을 다 쏟지 않고는 글을 널리 배울 수가 없는 것이다. 박학어문(博學於文)에서 볼 수 있듯이 군자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배우는 이들은 부지런히 열심히 배워야 한다. 그리고 배우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정성을 다해야 한다. 배우기를 좋아해야 한다. 그래야 군자가 될 수 있다. 학문을 넓힐 수 있다. 넓은 지식을 가질 수 있다.
約之以禮(약지이례)는 인성에 관한 말이다. 예로써 나의 행동을 다스리게 해 주었다는 말이다. 禮(예)는 예도, 예절, 인사라는 뜻을 말하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범이라고 볼 수 있다. 도덕적인 행위 규범을 말한다. 학교에서 지켜야 할 학칙을 말한다. 가정에서 지켜야 할 도를 말한다.
이례(以禮)는 예로 몸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그리고 約之(약지)에서 약은 ‘다스리다’의 뜻이 있으므로 約之(약지)는 ‘다스려 단속하다’의 뜻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예의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지켜야 할 학칙을 지켜야 한다.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바른 인성을 가진 자라 할 수 있다. 예의에 맞는 행동을 하는 자라 할 수 있다.
弗畔(불반)의 불은 불(不)과 같고, 반(畔)은 어겨 어긋난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弗畔(불반)은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그러면 무엇에 어긋나지 않는가? 道(도)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열심히 배워 지식을 넓히고 자신을 잘 다스려 규범을 지키는 자는 道(도)에 어긋나지 않는 군자인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배우는 일에 정성을 쏟아야 하고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넓은 지식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것은 지켜 자신을 엄격하게 잘 다스려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