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정기편에 “定心應物(정심응물)이면 雖不讀書(수부독서)라도 可以爲有德君子(가이위유덕군자)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마음을 안정하고 사물에 응하면, 비록(雖) 글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핵심어는 ‘定心(정심)’이다. 定心(정심)이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위에서 해석을 했듯이 마음을 안정되게 하는 것이다. 마음에 안정이 없다면 사물을 바로 바라볼 수가 없는 것이다. 마음이 안정이 되어야 무슨 일이든지 안정되게 잘 할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定心(정심)은 마음을 착하게 하다의 뜻이 있다. 마음이 착해야 말도 행동도 착해진다. 마음이 악하면 말과 행동도 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착하게 해서 모든 일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定心(정심)은 마음을 침착하게 하다는 뜻이 있다. 마음을 침착하게 해야 모든 일을 침착하게 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음이 침착하지 않으면 하는 일마다 실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定心(정심)은 마음을 확고하게 정하다는 뜻이 있다. 마음을 확고하게 정하지 않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는 일마다 일관성이 없게 된다.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가 없다.
이렇게 마음을 안정되게 하고 마음을 착하게 하며 마음을 침착하게 해서 마음을 확고하게 정해서 모든 일에 대한다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공부를 많이 한 선비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덕이 있는 군자를 우선 요구한 것이다.
비록 선비라 할지라도 마음이 착하지 못하면 선비 노릇 제대로 할 수가 없고 비록 글을 많이 배운 선비라 할지라도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침착하지 못하면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만 많이 배워 지식이 가득 찬 선비만 되려고 하지 말고 먼저 자기 마음을 잘 다스려 나가는 덕이 있는 군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덕을 쌓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자기 마음을 안정되게 하는 것이다. 자기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차분하게 할 수 있도록 침착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하기 전에 확고한 뜻이 정해져야 하는 것이다. 변함이 없어야 한다. 일관되게 해야 한다. 자기 주관이 뚜렷해야 하는 것이다. 또 마음이 언제나 착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덕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배움이 모자란다 할지라도 덕이 있으면, 마음을 잘 다스리면, 定心(정심)을 가지면 좋은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많이 배워도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사람대접을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덕이 있는 사람되도록 애를 써야 한다. 안정된 마음을 갖도록 하며, 착한 마음을 갖도록 하며, 심지가 굳은 마음을 갖도록 하며, 침착성을 갖도록 애를 써야 한다. 그러면 덕이 있는 분이 될 수 있다.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고 하였다. 덕을 쌓은 일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우선했으면 한다. 비록 선비라는 말은 못 듣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라는 말을 듣는 게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