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화재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어린 생명을 구하고 순직한 김영재교사(38·경기 화성 마도초등교)가 25일 고려대 교육대학원 후기졸업식에서 석사학위를 받는다. 학위논문은 '교사의 성격유형과 스트레스 수준 및 대처방법'으로 스트레스와 교사들의 성격 유형이 갖는 상관관계를 다양한 교육심리 이론을 토대로 분석한 것. 96년 9월 상담심리 전공으로 고대 교육대학원에 입학한 고인은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만학의 꿈을 버리지 않고 틈틈이 공부, 6학기만인 지난 6월26일 석사논문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그렇게 고대했던 석사모는 끝내 쓰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부인 최영란교사(37·수원 칠보초등교)는 "방학 때면 서울로 올라가 대학 기숙사에 머물면서 못 다한 학습에 열정을 쏟았다"며 "특히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며 컴퓨터 앞에 앉아 논문을 준비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회고했다. 김교사의 지도교수였던 안창일교수(심리학)는 "김교사는 유별나게 성실하고 마음씨 고운 학생이었다"면서 "참사 나흘전 논문심사 때 '참 좋은 논문을 썼다'고 칭찬하자 싱글벙글 웃으면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김영재교사 四十九日齋가 17일 수원 칠보산 용화사에서 가족, 친지, 동료교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날 사십구재에 참석한 씨 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고인이 좋은 세상에서 편히 잠들기 바란다"며 "고인의 모교인 목포고-광주교대 동문들도 추모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