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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공동체의 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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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3.02.24 14:32:00

일선 초·중등학교의 학생 생활지도방침이 기존의 '학교 및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바뀐다고 한다. 교육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3년 학생생활 지도방안'을 마련해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새로운 지도방안의 핵심은 학생 폭력예방과 인권의 존중, 그리고 자율성의 신장을 통해 일선학교의 획일적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군대식 기합이나 단체기합 등 사회적 통념을 뛰어넘는 무리한 벌주기의 지양, 가위로 두발 자르기나 학생소지품의 분별없는 검사 같은, 교육적 행위 이전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사안은 폐지나 최소화하도록 했다.

특히 교사가 직무상 아동학대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는 반드시 아동보호 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학생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교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학교생활규정을 4월말까지 각 학교별로 제·개정하도록 했다.

이 같은 생활지도방안을 살펴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아직도 우리학교가 매우 비민주적 환경에 놓여있다는 사실의 확인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21세기의 환경은 어떠한가. 그리고 오늘날의 아이들은 또 어떠한가. 그럼에도 여전히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나 체벌이 공공연하고 강제적인 머리 깎기나 학생소지품 점검이 원칙이나 기준 없이 단지 '교육행위'란 이름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민주적이고 선험적이어야 할 학교가 오히려 폐쇄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바라기는 불문규정(不文規程)에 의한 교육적 교화로 학교사회가 민주주의를 실현했으며 하지만, 이것이 비현실적이라면 명문화된 지도방안이나 학교생활규정에 의해서라도 학교공동체의 민주화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학습권이 상충하는 비교육적 상황이 발생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특히 교원들의 순수한 교육열정이 학부모의 잘못된 자녀사랑과 혼돈되는 상황은 발생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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