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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남과 구별되는 나의 존재다움이 무엇인가?

언제나 썩지 않는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세운 덕(德), 이룬 공(功), 교훈이 될 훌륭한 말(言)을 말한다. 이를 三不朽(삼불후)라고 한다. 언제나 썩지 않고 보관되어 영원토록 간직하게 되니 이 세 가지야말로 누구나 지니고 싶은 것들이라 하겠다.

논어 태백편에 보면 덕을 세운 자가 있음을 보게 된다. “子曰 (자왈) 泰伯(태백)은 其可謂至德也已矣(기가위지덕야이의)로다 三以天下讓(삼이천하양)호대 民無得而稱焉(민무득이칭언)이온여”라는 말이다. 이 말은 뜻은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태백은 지극히 덕이 높은 사람이라 이를 것이로다. 세 번이나 천하를 사양하였으되 백성이 얻어 칭찬할 길이 없었다.’라는 뜻이다.

이를 좀 더 쉽게 풀이해 보면 “태백은 더없이 높은 덕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태백은 당연히 천하를 이을 몸이면서도 굳이 사양하고, 은밀히 동생에게 물려주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태백이 물려 준 일을 알지 못하여, 그의 덕을 찬양할 길조차 없게 하였으니, 태백의 덕이 얼마나 지극 했던가를 알만하다”라는 뜻이 된다.

공자께서는 태백을 높은 덕(至德)을 지닌 분이라고 칭찬하셨다. 세 번이나 천하를 얻을 기회가 있었지만 굳이 사양한 것을 보아도 덕이 높으신 분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다 태백이 세운 덕을 알리기조차 좋아하지 않으셨다. 공을 드러내지 않으신 것이었다. 말로도 나타내지 않으셨다.

태백은 덕을 세웠고 공을 이루었으며 교훈을 줄 말한 무언의 말을 남겼었다. 그야말로 三不朽(삼불후)를 다 남기신 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그분의 덕을 칭송한 것이다.

태백은 덕(德)의 모범자라 할 수 있다. 마음을 닦아 몸에 얻은 것을 그대로 행했었다. 태백은 좋은 품격과 인품을 지닌 분이심을 알 수가 있다.

배우는 이들은 태백과 같이 높은 덕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태백과 같은 품격, 인품을 닮아가야 할 것 같다. 자기가 천하를 이을 수 있었지만 세 번이나 사양한 것을 보면 보통의 덕을 가지고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분의 인격적 행위, 인격적 능력을 공자께서는 칭찬한 것이다.

이렇게 태백이 자기보다 능력이 탁월한 막내 동생에게 덕을 베푸는 것을 보면서 예리한 판단력,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 마음과 행동은 가히 본받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배우는 이들은 태백과 같은 인격적 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자네 덕(덕분)에 일이 잘되었네. 누나 덕에 내가 호강한다. 자식 덕을 보고 잘 살고 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언제나 덕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나는 남에게 유익을 주는 덕스러운 사람인지 아니면 남을 해치는 덕스럽지 못한 사람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친구들에게, 주위 사람들에게 이익이나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해를 끼치는 일은 꼭 삼가야 할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이 너에게 덕이 된다면, 나 같은 사람이 도움을 준다면, 나 같은 사람이 너에게 유익한 사람이 된다면’하는 생각이 언제나 나를 지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주위 친구들과 구별되는 독특함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남과 구별되는 나의 존재다움이 무엇인지 이번 방학을 통해 생각해 보자. 그것이 사랑이든, 효이든, 청렴이든, 성실이든, 경건이든, 곧음이든, 정직이든 겸양이든 어떤 덕목이든지 간에 나의 존재다움을 매김할 수 있었으면 한다.

배우는 이들에게 영원히 썩지 아니하는 세 가지 즉 세운 덕(德), 이룬 공(功), 교훈이 될 훌륭한 말(言)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태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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