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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세계로 뻗어가는 한글, 국가적 노력 필요

우리 민족의 역사적 전개 과정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를 언급하겠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한글 창제이다. 한글은 5천 역사에 가장 빛나는 문화유산이다. 한글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오늘날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바탕이 되었다.

역사에 대한 가정이라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만약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역사 속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중국 문자를 아니면 영어로 말하고 알파벳을 쓰는 나라가 되어 있었을까. 문자만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 역사 속에서 늘 뒤처지고 빈곤의 그늘에서 허덕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문자는 우리 민족에게 힘이 된다. 쉽고 편한 문자사용으로 교육이 수월했고, 그 효과 또한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는 지구촌에서 다들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국가로 살아가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98.3%가 문해자(일반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인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며, 1.7%가 글을 읽지 못하는 비문해자로 나타났다. 이는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에서 조사(Human Development Report 2007/2008)한 1995~2005년 선진국 평균 98.6%에 근접한 것으로 중진국 평균 90.1%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다.



한글은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한글 박물관 자료에 의하면 국제 학계가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1960년 미국 하바드 대학의 교과서로 출판된 라이샤워(E. O. Reischauer)와 페어뱅크(J. K. Fairbank)의 공저 ‘East Asia: The Great Tradition’에서 라이샤워는 한글이 오늘날 사용되는 문자 체계 중 가장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포스(Frits Vos) 교수는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알파벳을 발명했다고 감탄했다. 시카고 대학의 맥콜리(J. D. McCawley)도 한글이 조음 음성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알파벳이며 소리의 음성적 특징을 시각화하는 데 있어 우수함을 인정했다.

영국 리스 대학의 샘슨(Geoffrey Sampson) 교수는 한글은 ‘ㄷ-ㅌ-ㄸ’처럼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거나 같은 글자를 반복함으로써 음소의 자질을 체계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고 이러한 특징은 다른 문자 체계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발표를 했다.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사세(Werner Sasse) 교수는 ‘한글은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했다. 일본 레이타구 대학의 우메다(Hiroyuki Umeda) 교수도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음소 문자이며 로마자보다 진일보한 자질문자로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자체계라고 말했다. 미국의 맥콜리 교수는 매해 한글날이면 자신의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메릴랜드 대학교의 램지(R. Ramsey) 교수는 한국어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한글 붓글씨를 써서 전시회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언어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한글에 대한 찬사도 주목할 만하다. 지리학자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1994년 6월 ‘디스커버 15권 6호’에서 한글의 자음과 모음 글자는 한 눈에 구별되며 모음은 점과 수직선, 수평선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고 자음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을 정확히 본뜬 기하학적 기호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음운만 기억하면 아주 빠른 속도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 ‘대지’라는 소설로 잘 알려진 펄벅도 한글에 대한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한글이 24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문자 체계이지만 한글 자모음을 조합하면 어떤 언어 음성이라도 표기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세종대왕은 한국의 레오나르드 다빈치라며 극찬했다. 미국 교육행정관 홀트(Danial Holt)는 한글이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글자로 명확하고 간결하게 음성을 표기할 수 있으며 한국인이 하나로 단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유네스코에서는 1989년에 ‘세종대왕상(킹 세종 프라이스)’을 만들어 해마다 인류의 문맹률을 낮추는 데 공적을 끼친 단체나 개인을 뽑아 상을 주고 있다. 1997년 10월 1일, 유네스코에서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는 세계 언어에서 한국어가 차지하는 위치를 잘 말해주는 사례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한국어 인구가 7,500만 명에 달해 세계 12위라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의 한국어 열풍이 집계에 포함된 결과다. 국내 학계는 한국어 인구가 실제로는 세계 10위권이라고 보기도 한다. 유엔의 2007년 언어 영향력 평가에선 한국어가 9위에 올랐다.

급기야 2009년에는 한글이 수출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찌아찌아족은 고유의 말이 있지만 글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 이번 일은 문자만 빌려간 사례로 미미한 사건이자만 앞으로 계속해서 찌아찌아족 같은 사례가 탄생하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한글은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문화재이다. 한글은 우리의 자랑만이 아니다. 어느 외국인이 말한 것처럼 인류가 쌓은 가장 위대한 지적 성취의 하나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정치적으로 다른 나라를 정복하는 시대는 가고, 문화적으로 우월한 나라가 세계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어야말로 우리 민족의 문화적 가치를 정확하게 드러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미래 문화의 시대에 민족의 독자적 가치가 더욱 빛나고 인류사에 주역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기에 우리의 역할은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고, 사랑하려는 마음을 심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고, 국어와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늘 세계적으로 우수한 말과 글을 가지고 있다고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데, 이제는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의 말과 글을 세계 언어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세계화 시대에 맞게 서구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적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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