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를 지향하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각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는 교육황폐화를 초래한 국민의 정부의 연속선상에 있고, 대선에서의 승리와는 별도로 국회에서의 소수의석으로 정책추진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분열보다, 화합을 지향해야 한다.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특정인사에 대한 공개적인 퇴진이나 교육부총리 인선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처럼, 내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는 이해관계자가 광범한 교육정책을 결코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다. 특히 지금 학교현장은 교원단체간, 관리직과 평교사 등 직급간, 교육자와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간의 화합과 단합이 어느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다.
둘째, 개혁의 신드롬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변화가 옳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변화하지 않는 것이 선일 수 있다. 예컨대, 스승존경 풍토와 권위는 우리가 지켜야할 유산이다. 변화에 집착하여 설익은 아이디어성 정책을 남발할 때 우리 교육은 또 한번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경험이
일천한 개혁인사들의 실험정신도 적어도 교육계에서만큼은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셋째, 누누이 강조하듯이 교원 중심의 개혁이 되어야 한다. 이는 교육논리에 의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론몰이식 정책형성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교원정년 단축과 같이 교육적인 논리는 뒤로 한 채 국민적 감성에 호소하고 이러한 여론을 교묘히 정책에 이용하는 단견으로는 상처만 남길 뿐이다.
또 아무리 좋은 교실과 환경이 있어도 교사 없는 교육은 있을 수 없듯이, 교사의 질을 높이고 교사를 개혁의 중심으로 하는 정책이야말로 개혁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참여가 능사가 아니라 합의도출이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지난 정부가 많은 교육자들의 참여를 흉내 냈지만 실패한 것은 참여만 강조할 뿐 진정으로 이들의 의견을 정책으로 반영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참여따로 결정따로' 식의 구색맞추기 보다는 실질적인 정책반영이 중요하다.지난 정부의 교육개혁 실패를 거울삼아 교육에 성공한 정부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