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1학년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에 참가한 학생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순수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칭찬해야 할 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봉사활동 출발하기 전에 '자기 소개 및 참가 동기 발표' 시간이 있다. 대부분의 발표 내용이 이렇다. "봉사활동 4시간 따기 위해 참가했어요" "엄마가 참가하라고 해서 왔어요" 등이다.
서호사랑 팀장인 필자(서호중학교 교장 이영관)은 동기유발을 위해 발표를 시키고 교육적으로 유도하지만 마지못해 참가했다는 시큰둥한 표정이다. 발표가 귀찮으니 빨리 서호 저수지에 가서 쓰레기 줍고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봉사활동에서 사전 오리엔테이션이 중요하다. 시작 전 마음가짐은 더욱 중요하다. 한 학생의 발표가 마음에 든다. "저는 서호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프로그램에 참석했습니다."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이 지난 29일 오후에 서호천과 서호저수지, 농촌진흥청에서 열렸다. 서호중학교 학생 14명. 학부모 2명, 선생님 3명 등 총 19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출발 전에 프로그램 참가 시 유의사항을 듣고 서호천을 따라 서호로 향했다. 서호천의 쓰레기를 주우며 맨 처음 도착한 곳은 항미정. 이 곳에서 항미정의 유래, 서호의 축조연대, 수원팔경 중 서호낙조, 축만제의 뜻을 공부했다.
축만제 둑에서는 이 곳 소나무의 수령,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 이름, 그 물고기가 멸종된 이유, 서호의 옛모습, 농촌진흥청에서 하는 일에 대해 토의했다.
무궁화 단지에서는 무궁화의 뜻, 무궁화와 민족정신, 일제가 심어준 잘못된 무궁화에 대한 인식, 무궁화 가꾸는 방법 등에 대해 공부했다.
서호저수지 유입구에서는 저수지의 수질오염 상태를 보며 수질 오염의 원인과 예방책, 지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했다.
이어 농촌진흥청 내 농업과학관에서는 특별전시된 '누에의 일생'을 본 후 우리나라 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 보았다.
다시 서호천을 따라 학교로 돌아 온 참가자들. 이제 끝마무리 시간이다. 예고된 대로 이제부터 서호사랑에 참가하고 새롭게 알아낸 사실, 느낀 점, 나의 각오 등을 발표해야 한다. 어떤 발표가 나올까? 학생들의 태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처음엔 봉사시간을 확보하려고 참가했지만 서호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고 이제부터 서호사랑에 앞장서야겠어요."(1학년 학생)
"서호저수지를 보면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스쳐지나쳤는데 서호가 갖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놀랐습니다."(2학년 학부모)
과연 교육의 힘은 위대(?)했다. 처음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참가한 학생들이 이제 제법 서호에 대해 5분 정도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해 애향심을 갖게 되었다. 지구살리기에 동참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5가지 이상 대고 실천하려는 의지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