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부쩍 발생하고 있는 아동 성범죄로 딸을 둔 학부모의 근심 걱정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특히 범인 대부분이 피해자의 집과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살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범죄시기와 장소 그리고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아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범죄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매일 한 건씩 터져 나오는 성범죄관련 보도로 일부 학부모는 과민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자녀의 안전을 확인하는 전화를 받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불안한 탓에 학기 초에 휴대폰이 없던 아이들까지도 요즘 들어 학부모와 통화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어떤 아이는 우스갯소리로 야간자율학습 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했다.
토요일 오후, 한 여학생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전화에서 어머니는 아이와 연락이 안 된다며 걱정하였다. 아직 때 이른 저녁 시간이라 조금 더 기다려보라고 이야기해도 그 어머니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어머니에게 친구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난 뒤,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과 후 그 아이의 행방을 알아보게 하였다.
잠시 뒤, 그 아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담임이 찾는다는 실장의 연락을 받고 전화를 한다고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아이는 기말고사 준비를 위해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휴대폰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연락을 취할 수가 없었다. 우선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도록 연락을 하게하고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지 말 것을 아이에게 당부하였다.
초등학교 여학생을 둔 한 맞벌이 부부는 자녀를 위해 집에 상주하여 아이의 등·하교와 신변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보디가드를 할 만한 제자(여학생)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였다. 구태여 그럴 필요까지 있겠느냐고 만류를 해보았으나 불안하다며 꼭 구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국가 차원에서 성범죄를 철저하게 예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범죄율이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부 정책에 의구심마저 생긴다. 성범죄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한 최선책은 본인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해자가 항상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을 가정하여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 차원에서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안심알리미서비스 확대, SOS 긴급 호출 방식 전환 추진, 학내 순찰조 편성 및 순찰 강화, 학교 방문증 활용, 패트롤맘 등 학부모 봉사도우미 활동 활성화 적극 지원 등)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은 ‘내 제자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 자세로 아이들에게 성범죄로부터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학생의 경우, 복장을 단정하게 입는 습관을 지닐 필요가 있다. 무더운 여름철 지나친 노출이 성범죄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뒤, 아이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서도 학부모와 연계한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언제부터인가 담임인 내가 평소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얘들아, 이것만은 꼭 지키자" •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도록 해라. • 우범지역(虞犯地域)으로 다니지 마라. • 귀가가 늦을 경우, 반드시 부모님께 연락해라. • 휴대폰 단축번호 1번에 긴급호출번호를 입력해 놓아라. • 비상사태 시, 위급한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도구(호루라기)를 준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