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교육초대석에 출연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로버트 파우저』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두 가지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첫째는 미국인이 우리나라 일류대학에서 그것도 국어교육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놀라웠다. 외국인으로서 우리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둘째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보다는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 일이다. 그 이유로는 한국어 어휘의 70%가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뜻을 이해하는 데는 초등학생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정확하게 지적을 하였다. 우리나라 학자가 아닌 외국인이 주장하여 그 객관성이 증명되고 있다.
『로버트 파우저』교수가 민족주의자라면 모국어인 영어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할 법도 한데 한국어를 외국인으로서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한국어를 잘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자를 초등학교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반면에 영어조기교육에 쏠려있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중학교부터 해도 된다는 주장이다. 영어발음이 어릴 때 형성된다고 조기교육에 쏠림현상이 있는데 영어발음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영어교육에 투자한 돈이 10배가 넘는다고 조기영어 교육을 꼬집기도 했다.
언어학자인 파우저 교수는 일본에서 10여년 넘게 살면서 일본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고 한다. 『로버트 파우저』교수의 대담을 듣고 과연 우리나라의 어문정책은 지금 바르게 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우리 한글은 점과 선으로 만든 가장단순하며 발음기관의 구조를 따서 만든 자음과 성리학의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여 만든 모음을 결합하여 만든 소리글이다. 가장 과학적인 글자로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그 우수성을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 글이기 때문에 갈고 닦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이 하나가된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면서 한글 하나만 사용하며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잘못 알려진 한자는 중국 사람이 아닌 우리의 조상인 동이족(東夷族)이 만들었다는 것을 진태하 박사(인제대 석좌교수)가 연구하여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던 국제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하여 중국의 수많은 학자들의 인정을 받고 인민일보(人民日報-1998.11.1)에 소개된바 있다.
우리나라는 인류가 가진 문자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인 한자와 표음문자(表音文字)인 한글을 우리조상이 창제하여 후손에게 물려준 복 받은 민족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자문화권인 동양에서 우수한 우리글을 가졌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한글을 배우려는 세계인이 늘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희망을 걸어야 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민족은 아주 우수한 두뇌를 가진 민족으로서 정신문화의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경제적으로 부강하해진다고 반드시 선진국이 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어문정책(語文政策)을 다시 한 번 점검하여 국민적인 지혜를 모아 우선순위를 정하고 닥아 올 동세서점(東勢西漸)의 시대를 대비한 문자정책과 국어정책을 바로세우는 것이 경제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