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거리’와 ‘옷걸이’는 구별해서 써야 한다. 우선 두 단어의 의미 차이를 사전을 통해서 알아 본다.
‘옷거리’는
옷을 입은 모양새.
- 옷거리가 좋다.
- 그는 옷거리에 맵시가 있고 말주변이 좋았다.
‘옷걸이’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
-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두 단어는 철자가 다르지만 발음이 [옫꺼리]로 같다. 하지만 의미에는 차이가 있다. ‘옷걸이’는 ‘옷’이라는 명사에 ‘걸다’가 결합하고 다시 명사형 어미가 결합된 형태다. 요즘 ‘옷걸이’는 기계로 만들어져 세련된 모습이다. 그리고 옷을 거는 본래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과거에 ‘옷걸이’는 막대를 이용해 옷을 걸었다. 이 막대를 ‘횃대’라고 한다. 또 물건을 걸기 위하여 벽 따위에 달아 두는 나무 갈고리를 이용하기도 했는데, 이를 ‘말코지’라고 했다.
‘옷거리’는 옷을 입은 모양새를 뜻한다. 여기에는 옷을 걸다는 의미가 없다. 우리말에서는 어원이 분명한 경우는 그 어원을 밝혀 적는 것이 원칙이다(제21항, 제22항, 제23항). 그래서 ‘옷거리’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다만 한 형태소 안에서 시옷받침 등의 뒤에서는 된소리가 나더라도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도 한글맞춤법에 따라 ‘옷꺼리’가 아닌 ‘옷거리’로 적은 것이다.
그런데도
○ 또 하나는 두 아이의 엄마임을 의심케 하는 빼어난 바디라인이 꼽힌다. 아무리 뛰어난 패션 감각과 의상이 받쳐준다 해도 ‘옷걸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정경뉴스, 2010년 11월 8일).
○ 옷걸이가 워낙 좋다보니 어떤 옷을 걸쳐도 그림이 되지만, 그래도 주인공들의 옷차림은 저자의 일반적인 패션과 사뭇 다르다.(세계일보, 2010년 1월 21일).
○ 무슨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을 가리켜 흔히 ‘옷걸이가 좋다.’고 한다. 옷걸이가 좋으려면 어떤 신체조건을 갖춰야 할까(쿠키뉴스, 2006년 11월 2일).
라며 잘못 쓰고 있다. 위 예문의 ‘옷걸이’는 문맥상 모두 옷을 입은 모양새를 의미한다. 따라서 ‘옷걸이’는 ‘옷거리’라고 써야 한다.
귀가 시리지 않도록 귀를 덮는 물건을 ‘귀걸이’라고 한다. 이도 ‘귀’에 ‘걸다’가 결합한 합성어다. 이는 ‘귓집’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귀거리’라는 말은 없다. ‘귀고리’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귓불에 다는 장식품이다. 이를 ‘귀걸이’라고도 한다.
여자는 외모에 관심이 많다. 이에 따라 자신을 좀 더 돋보이고자 하는 노력들을 기울이게 되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여러 가지 독특한 액세서리 상품이다. 이중 귀걸이는 모든 여성들에게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액세서리이다. 그런데 정작 귀걸이를 해야 하는 귓불의 문제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즉 귓불이 갈라져 귀걸이 착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여기서 ‘귓불’을 ‘귀볼’ 혹은 ‘귓볼’이라고 잘못 쓰기도 한다.
○ 특히 눈썹문신, 귀볼 뚫기 등이 의료행위인지, 비의료 행위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의 37%에 달했다(뉴시스, 2008년 7월 14일).
○ 전문의 강준모 원장은 “매직V리프트는 귀볼 근처 1cm 정도의 절개를 통해 처진 얼굴 조직을 잡아... 빨리 나타나고 지속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OSEN 2010년 9월 27일).
○ ‘미쓰 홍당무’ 공효진-이종혁 ‘귀볼 애무’ 달콤 느낌 호기심자극, 공효진은 제 귓볼을 쪽쪽 빠시면서 너무나 로맨틱하게 속삭이셨어요(뉴스엔, 2008년 10월 14일).
여기서 ‘귀볼’과 ‘귓볼’은 모두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귓바퀴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은 ‘귓불’이라고 한다. 흔히 ‘귓밥’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귓구멍 속에 낀 때는 ‘귀지’라고 한다. 이도 간혹 ‘귓밥’이라고 하는데 방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