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해마다 하던 봄맞이 꽃화분 대신 팬지로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사랑의 학교를 만들려면 우선 학교의 분위기부터 사랑이 넘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트 모양은 정문 입구에 한 곳, 중앙현관에 두 곳, 보도블럭에 두 곳, 후문 가로등 아래에 한 곳 등 총 6곳이다. 학생들은 교정에서, 등·하교 시 팬지를 감상하면서 하트 모양을 즐길 수 있다. 정문 입구는 솔잎으로 만든 '서호중학교' 글자와 어울린다.
이것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퇴근하는 우리 학교 급식실 가족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꽃을 보면 정서가 순화되고 하트 모양을 보면 사랑을 생각하겠지요" 하교하는 여학생에게 물었다. "교장 선생님, 하트 모양이 있다고 사랑을 하게 되나요?" 학생 대답이 현실적이다.
필자는 얼마 전 2학년 체험학습 사전 답사로 남이섬을 다녀온 적이 있다. 남이섬 대표는 아이디어나 디자인으로 적자 경영을 흑자로 바꾸고 폐품을 재활용해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사전답사 당시 한국인보다 일본인, 중국인이 더 많이 띄었다. 그들은 하트 모양의 팬지 앞에서 열심히 추억 사진을 만들고 있다.
필자는 남이섬 경영을 부분적이나마 학교경영에 접목하고 있다. 울타리에 솔방을로 '잘 하자' 글자를 만들고, 가을 낙엽으로 하트 모양을 운동장에 새기고, 애교심을 생각하게 하려고 학교 이름도 솔잎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남이섬에서 본 것처럼 팬지로 하트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려면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남이섬의 사례를 보면 '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을 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는 돈 버는 곳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잘 활용하면 멋진 교육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요즘 학생인권조례니, 체벌금지니 하여 교사들은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잘못 지도하다간 신분상의 큰 불이익을 당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다고 무관심하거나 교육을 방치할 수도 없고 하여 부모 심정으로 사랑으로 대하라고 한다.
우리가 노래로 익히 알고 있는 성경 고린도 전서의 한 부분에도 나온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는 것이라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알려준다.
요즘 화두는 행복한 학교경영이다. 학생이나 교직원이 행복하려면 그 바탕에는 사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아무리 이기적인 학생이라도 꽃을 보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하트 모양을 보면 사랑을 한 번 쯤 생각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