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장 4명이 지난 토요일 동구릉을 찾았다. 동구릉은 경기도 구리시에 소재하고 있는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곳에는 건원릉, 현릉, 목릉, 휘릉, 숭릉, 혜릉, 원릉, 경릉, 수릉의 9개의 능이 있다. 이 곳을 찾은 이유는 경기도내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가까이 있는 우리 것을 모르는 것에 대한 자책도 있어 스스로 부끄러워 하면서 동호인으로서 의기투합하여 방문한 것이다.
이와 함께 봄나들이를 겸해 자연을 벗하며 능을 산책하면서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뜻있다 싶은 것이다. 마침 산책로 주변에 만발한 산수유꽃이 보인다. 나무에 조예가 깊은 C 교장이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의 차이점을 자세히 설명한다.
생각해 보니 이 곳은 세계유산의 가치가 있다. 능 9개를 모아 놓은 것은 이 곳이 유일하지 않은가 싶다. 특히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은 봉분에 억새풀이 자라고 있다. 그 이유는 태조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 곳에 묻히길 원해 태종이 고향의 흙과 억새를 가져다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동구릉 관람정보 유인물을 보니 그 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된다. 흔히들 우리는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조선왕족의 무덤은 모두 119기인데 이 가운데 능이 42기, 원이 13기, 묘가 64기라 한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고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빈 또는 왕의 사친의 무덤이고 그 외 왕족의 무덤은 묘라는 것이다.
또 있다. 조선 왕릉은 죽은 자가 머무는 성(聖)의 공간과 산 자가 있는 속(俗)의 공간이 만나는 곳으로 그 공간적 성격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눈다고 한다. 능침공간, 제향공간, 진입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자세히 알고 보니 이 곳에서는 행동함에 있어 조심성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성의 융건릉이나 여주의 영릉에서 관람한다는 핑계로 능침공간까지 올라간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을 즐긴다. 두 가지를 비교하여 어느 것이 더 뜻깊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우리 것 알기가 재미있고 뜻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을 하다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네 하는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
능을 한 바퀴 둘러보니 가족단위 관람객과 부부 관람객, 연인 관람객이 보인다. 그들의 교육적인 탁월한 선택을 칭찬하고 싶다. 우리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세계사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