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왜 그리 바쁜지 주말을 이용하여 가까운 칠보산 봄맞이 가는 것도 만만하지가 않다. 지난 일요일, 시간도 줄일 겸 집 가까이에 있는 우리 학교에 왔다. 학교에서 봄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교정에는 산수유꽃, 매화, 살구꽃, 목련꽃 등이 봄을 알려주고 있는데 노오란 산수유꽃이 만발한 것이 볼 만하다. 산수유는 교정에 몇 그루 있지만 학교 울타리밖,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서울농생대에 있는 한 그루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러니까 농생대 산유수꽃 장관을 본 것이 올해로 네 번째다. 그 때마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고 있는데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깝다. 이천이나 구례 등 산수유 마을에는 이러한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많은 상춘객들이 찾아와 봄을 즐기고 있다.
서울농생대의 산수유 한 그루. 나무 둘레를 보고 수령을 대강 짐작해 보니 60년 이상 된 듯 싶다. 해마다 이 맘 때면 누가 보든지 관계치 않고 만개를 하여 봄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연의 이치를 알려주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특히 이것을 바라보는 우리 서호중학교 가족에게는 정겹게 다가온다. 산수유꽃의 꽃말이 '영원 불멸의 사랑'이라고 한다.
아내와 함께 서울농생대에 들어갔다. 산수유나무 밑에서 하늘을 보니 만개한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줄기 중간에는 작년에 떨어진 열매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일부 열매는 줄기에 그대로 매달려 있다.
산수유꽃 기록사진 어떻게 남길까 원경, 그리고 하늘을 배경으로, 방사선 모양의 개화 장면, 작년 열매 흔적도 찾고. 매끈한 줄기의 생강나무와는 다르게 껍질이 벗겨지는 모습도 찍고. 우리 학교를 배경으로 넣고.
자세히 보니 이 나무도 인고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밑둥에 쇠막대가 걸처져 있는데 나무 줄기 속을 파고 들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해마다 나무가 굵어지는데 쇠막대를 치워주지 않은 것이다. 사람의 무심함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오늘 우리 부부의 이천 산수유꽃 축제 관람을 대신한 우리 학교 울타리밖, 서울농생대 동물병원 앞에 있는 산수유꽃을 카메라로 스케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