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승의 날은 교직을 떠나서 처음 맞이하는 데 마침 일요일이라서 고교동창 10명이 부부동반으로 25년간을 이어온 등산모임을 월악산 만수계곡으로 갔다. 월악산에서도 생태학습장이 있는 입구를 지나 맑은 물이 계곡을 힘차게 타고 흐르는 소리가 너무 시원하였다.
녹음이 짙푸르게 등산로를 덮어주어 더욱 시원함과 아늑함을 주었다. 바람과 황사먼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계곡 속에 들오니 너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물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니 머리도 맑아지고 마음까지 편안함을 주어 장소선택을 잘했다고 한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아 쾌적함도 맛 볼 수 있었다. 물가에서 먹는 점심은 한식뷔페를 먹는 기분이 들었다. 상추, 두릅, 미나리, 취나물과 두부 김치를 비벼서 나눠먹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주차장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포천에 살면서 국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서양화 화가인 고석원 제자였다. 스승의 날인데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만 드려서 죄송하다며 안부를 물었다. 작품 활동을 물으니 6월에 박사학위논문 심사가 있어 논문 마무리에 바쁘다고 한다. 수많은 제자가 있지만 그래도 전화를 주니 고마울 뿐이다. 퇴임식 때 와서 사은사도 해준 제자이기에 너무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