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방학식 후 교직원 연수 1박 2일 프로그램을 잘 끝마쳤다. 연수 주제는 공주 역사 문화 탐방. 교장으로서 느낀 점이랄까 종합평은 한 마디로 '교육적'. 참가한 교직원들에게 한편으론 미안한 감도 든다. 연수에 '재미'를 넣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한 듯 싶다. 그러나 재미보다는 교육이 우선이다.
연수 2주일 전에 부장 두 분과 교장이 사전답사를 하면서 코스와 식당, 숙박업소를 둘러보았다. 식당에서 시식도 하고 메뉴도 확정하였다. 아침 식사는 실속 있는 함바집도 물색하였다. 숙박지인 공주 한옥마을을 살펴보니 전통분위기가 나고 웬만한 호텔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가 출발하여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DVD 방영. 지난 스승의 날 EBS에서 우리 학교 교육활동 사례가 방영되었던 것을 재시청하는 것이다. 미처 시청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배려다. 교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계면쩍다.
첫 도착지는 마곡사. 선덕여왕 12년(642년/의자왕 2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임진왜란과 6.25 전란에도 피해를 입지 않아 귀중한 여러 보물들이 그대로 전해오고 있다. 대광보전과 5층석탑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하니 기념에 남을 만한 사진이 나온다.
이어 도착한 곳은 충남산림박물관. 서울에 있는 국립산림박물관에 이어 지방에 최초로 개관(1997년)한 곳이다. 교사 출신이면서 문화유산 해설사이자 숲해설가가 안내를 맡았다. 그 곳에 있는 원추리, 튜율립 나무, 서어나무, 참나무, 칠엽수 등을 해설해 준다.
다음은 석장리 박물관. 해방 후 남한지역에서 발굴 조사된 최초의 구석기 유적지다. 굽이쳐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며 그 당시 움집에서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공주 한옥 마을 숙소에 들어가니 소나무 향내가 우리를 반겨준다. 방이 넓어 10명씩 들어가도 여유가 있다. 천장 에어컨에 온수도 나온다. 인근에는 공주박물관이 있다. 아마도 공주시에서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듯 싶다.
이튿날 찾은 곳은 공산성. 태양은 뜨겁지만 고풍스러운 성곽을 따라 걷는다. 이곳이 1500년전 64년간 백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역사의 숨결을 함께 느낀다.
다음 찾은 곳은 무령왕릉. 백제 중흥의 역사사 숨쉬는 송산리 고분군이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을 보니 왕 금제관장식을 비롯해 국보만 10개가 넘는다. 모형관이지만 무덤속에 들어가니 사후 세계를 생각하게 한다.
예약된 곳에서의 1박 3식, 도착과 동시에 식사가 가능하니 지루함이 없다. 버섯전골, 털게 정식, 콩나물 해장국 등 메뉴도 괜찮다. 준비에 만전을 기한 연구부장과 친목회장의 치밀한 계획이 이번 연수를 알차게 만들었다.
필자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들들에게 긍정적, 능동적, 적극적, 자율적, 교육적, 창의적인 생활태도를 강조한다. 일종의 생활철학이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자고 당부한다. 그 영향이었을까? 이번 연수도 그렇게 진행되었다. 재미는 부족했지만 서호중 교직원으로서 '아! 그 때 거기 갔었지!'하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