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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이민규 교수가 교장에게 부탁하는 것은?


필자는 얼마 전 뜻 밖의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바로 '실행이 답이다'의 저자 이민규 교수가 보낸 것이다. 놀랍기도 하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즉각적인 실행, 본받을 만한 것이었다.

책에서, 강단에서 실행을 강조하는 교수, 그는 실행에 앞장설까? 그렇다. 이 교수는 지행일치, 언행일치, 지행합일을 실천하고 있었다. 필자의 칼럼을 읽고 곧바로 메일쓰기에 들어가 발송까지 완료하였던 것이다.

바로 필자 칼럼 '개교 13년차의 교장실 형광등 스위치를 고치다'를 보고 일상생활에서의 실험정신과 변화 시도에 대해 칭찬과 함께 학교현장 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을 당부하고 있었다. 메일 제목은 '학생들에게도 꼬옥...'이었다. 교장만 실천하지 말고 학생들에게도 실천 과정을 꼬옥 지도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 교수의 메일, 읽어보니 모두 다 맞는 내용이다. 메일도 정성스레 썼다. 교육자의 역할이 새삼 중요함을 느낀다. 솔선수범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그 과정을 익히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예컨대 절전은 누구나 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에 사람은 드물다.

형광등 스위치가 개교 당시부터 잘못되어 원하는 등만 켤 수 없다. 자연히 전기 낭비가 생긴다. 그러나 13년간 누구도 고치려 하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지나쳤다. 교실 형광등도 마찬가지다. 등교와 동시에 켜고 하교 때 끈다. 스위치에 표식도 하지 않았다. 무조건 불을 끄자는 것 아니다. 필요한 등은 켜고 불필요한 등은 끄자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 전국 정전사태가 온다면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발전시설까지 망가져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진다. 공들여 쌓은 것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국민들의 절전 습관만 있어도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버릇,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 학교에서의 올바른 교육이 학생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 십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 중 실천하는 것은 몇 가지나 될까? 그냥 머릿속에 머물다가 대부분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때 메모와 실천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선 본인이 실천하고 나아가 조직사회 구성원들에게 파급된다면 우리사회는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된다.

무상급식 한다고 복지국가가 되는 것 아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좋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고 긍정적인 변화에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앞장 설 때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선진국가가 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부임한 지 20여일이 지났는데 바뀐 것이 수십 가지다. 낯설음이 익숙함이 되지 않도록 개선할 사항을 메모하고 곧바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아마도 이민규 교수의 '실행이 답이다'가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알고만 있으면 뭐하나? 성과는 0인데…' 실행이 뒤따라야 성과가 나온다.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다. 이것을 가르치는 교육이 중요하다.

다음은 이민규 교수가 필자에게 보낸 이메일과 필자가 보낸 답글이다. 이후 이 교수와 한 번 더 메일을 주고 받았다.

존경하는 이영관 교장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실행이 답이다>의 저자, 아주대 이민규 교수입니다. 우연히 교장선생님께서 쓰신 칼럼을 읽고 메일을 드립니다. 선생님께서도 칼럼에 적으셨듯이 인간관계든 비즈니스에서든 모든 <성과>는 반드시 <역량 X 실행>으로 결정이 됩니다. 제 책 에필로그에서 썼듯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읽는 동안에는 뭔가 느끼지만 책장을 덮으면서 그걸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정말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책을 읽어도 실제로 변화를 보여주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 * 컬럼: (www.hangyo.com/APP/ereport/article.asp?idx=18268)

하지만 교장선생님께서는 다르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일상생활에서 실험정신을 갖고 변화를 시도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작은 일이라 볼 수도 있지만 절대로 그건 작은 일도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걸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칼럼에 사진까지 넣어서 읽는 사람들이 실천과정을 실감나게 따라 배울 수 있게 배려하신 점 역시 남다른 시도였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칼럼을 읽으면서 다 읽으면 곧바로 메일을 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메일을 쓰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칼럼에 쓰신 실천 과정을 선생님 학교 학생들에게 꼭 가르쳐 주십시오. 실제로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교과서에도 없고 아무도 안 가르쳐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학생들이 선생님께서 책을 읽고 난 다음에 곧바로 실천하신 그런 모습을 벤치마킹해서 실험정신을 갖고 뭔가 배운 다음에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면 그들 개인 뿐 아니라 그들의 가정과 그들이 나중에 일하게 되는 조직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절전 뿐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파생효과가 발생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멋진 시도가 선생님의 학생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들이 속한 조직을 변화시키고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면서 세상을 변화시밀 거라 믿습니다. 참, 스위치 교체 전과 교체 후의 전력 소비량을 비교해서 알려주신다면 더 효과가 크겠죠? 제게도 그 결과를 알려주시기를 기대하면서....그리고 멋진 실행을 해주신 교장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리면서.... 이민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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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교수님께

이민규 교수님!

메일 반갑습니다. 교수님의 책 '실행이 답이다'는 서호중학교에서도 구입하여 읽었고...지금 율전중학교에서도 구입하여 읽고 있습니다. 그 책 늘 가까이 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그 책을 보더니 교수님 말씀 합니다. 아주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에서 교수님게 직접 배웠고 강의도 잘하신다고요.

아래 글, 오늘 아침 우리 학교 부장님들께 보낸 쿨입니다. 아마도 다음 주 쯤 각 교실 스위치 표시 확인작업에 들어갑니다. 교수님과 제생각을 전파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믿고 있어요.

이 교수님 책은 교장들 모임에서도 소개 합니다. 교육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요.

(절전은 전문가를 통해 계산해 보려 합니다. 형광등 22개 중 현재 6개만 켜고 있습니다.)

메일 재삼 감사드리며...이 교수님과 교류를 원합니다. 건승!

율전중학교 이영관 올림

그리고 학교의 부장에게도 실천을 당부하는 메일을 띄웠다.

부장님!

월요일 힘찬 출발입니다. 특별실과 각급 교실...절전에 동참했으면 합니다. 지난 15일 전기대란 사건...충격 받으셨는지요?

스위치에 견출지 등도 붙이고요. 교사가 앞장서고...학생들은 배우고...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한 일이지요.

특히 학년부장님들, 각 교실에서 실행되도록 부탁드립니다. 이번 주까지 마무리...

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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