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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요즘, 교사들의 마음 추스려주어야

격동의 한 해가 지나고 있다. 여느 때보다 금년은 유난히 우리교육이 수난을 겪었다. 한 마디로 교육의 혼동기라고 할 정도로 갑자기 밀려 온 교육수요자의 욕구와 학생인권조례 실시 여파는 교단을 송두리 채 흔들었다. 급기야는 학생이 교사 폭행을 넘어 교감까지 폭행하는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정말 교단이 어수선하다. 모두가 어지러울 정도로 지쳤다. 가장 충격을 받는 사람은 교단에서 직접 가르치는 교사들이다. 교육자로서 사기는 물론 양심마저 저버리고 싶을 정도로 위축되어 있다. 그래서 교사들의 마음이 교육 현장을 떠나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우리 교육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인가가 당장 학교경영자의 눈앞에 닥친 고민이지만, 힘든 시기에는 학교구성원과의 신뢰를 돈독히 쌓고 서로의 마음을 여는 것이 위기 극복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교육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학교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속화 된다. 학교구성원들의 화합과 새로운 각오 없이는 혼란을 수습하기는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요즘 교육정책 당국자나 학교경영자들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일 것이다. 또한 모두의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윈원할 수 있는 극복방안을 어떻게 세워 실천하느냐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구성원의 힘을 모아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신념과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직원들의 위기 극복에 대한 신념과 실천의지는 학교경영자의 리더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끊임없는 자기 개혁을 해왔다. 물론 그 개혁이 어디서, 어떤 방법과 수준으로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개혁의 성패가 확연히 달랐음을 경험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준 개혁의 결과는 대부분이 관 주도인 위로부터 개혁으로 인해 실패로 끝났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교원이 개혁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으로 한 위로부터의 개혁보다는 교원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인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교육이 지금처럼 힘들고 앞날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일찌기 없었다. 그래서 모두가 우리의 교육을 걱정하고 있다. 학교구성원들 모두 암울한 우리 교육현실을 불안해하고 학교 현장이 더 위축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사기와 열정은 학생들의 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당국의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젊은 직장인을 상대로 운영하는 삼성그룹 포털 사이트 ‘영삼성닷컴’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나는 이럴 때 이직을 생각한다’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7%가 ‘업무가 과중한데도 회사에서 대책을 세워주지 않을 때’ 사표를 내고 싶다고 답해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 25%는 ‘아무리 봐도 회사의 비전이 보이지 않을 때’ 이직을 고려한다고 했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직 요인으로 꼽혔다. ‘상사에게 심하게 질책 받을 때’ 와 ‘남의 잘못임에도 나에게 피해가 올 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의견이 각각 17%와 12%였다. 이밖에 직장인 9%는 ‘월급을 받을 때마다 내 능력에 비해 적다고 느껴질 때’ 서랍 속 사직서를 꺼내본다고 답했다.

요즘의 교직은 학생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일반사무직원 못지않게 교무업무가 복잡하고 많다. 각종 외부공문은 날이 갈수록 폭주하고 간섭도 심하며 그 책임도 늘어가고 있다. 때론 가르치는 일보다 각종 감사업무가 우선시 할 때도 있는 현실은 정말 안타까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래도 교직이 지금처럼 인기직종으로 자리 잡은 것은 요즘과 같은 어려운 취업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취업난이 해소되어도 지금과 같은 선호도 상위를 지킬 수 있을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교직이 어려고 힘든 상황일수록 모든 교직원이 한 뜻 한 마음으로 뭉쳐야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 아무리 탁월한 학교경영자라 하더라도 교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교사가 교직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점점 식어가는 이유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지금과 같은 학생들의 학교폭력일 것이다. 또한 점점 증가하는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요구와 폭언은 교직에 대한 걱정을 넘어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젠 우리교육이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신뢰와 믿음이 무너졌다. 교사의 존경심 역시도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에도 교육당국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 컨설팅사 DDI(Development Dimensions International)의 대표인 로버트 로저스(Robert Rogers)는 아무리 경영진이 구성원들과 허물없이 지낼 정도로 친하다고 하더라도, 경영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리더십 역량(조직 관리, 전략 능력 등)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은 경영진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경영진이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구성원들의 마음이 회사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경영진조차도 나아가야 할 방향에 자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체면 때문에 ‘모른다’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아래 사람들에게 방향을 찾아내라고 다그치기만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이다. 경영진들이 조직이 나아갈 방안에 대해 제대로 제시해 주지 못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만 한다고 구성원들이 인식한다면 신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만다. 만약 경영진이 해결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차라리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구성원들과 같이 고민을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자나 학교경영자는 교사들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교육의 어려움에서 오는 심리적인 불안요소를 교육의 희망 바이러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 당국이나 학교경영자는 교사들이 교육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와 믿음을 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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