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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폭력, 개학 후가 더 걱정이다

지난해 말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시작으로 온 나라를 흔든 학교폭력의 실상은 해가 바뀌어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은폐되었던 사건들이 봇물처럼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폭력의 형태도 따돌림, 성추행, 금품갈취, 절도 등 남·여학생을 가리지 않고 상습적·반복적으로 자행된 폭력은 나이만 어렸지 성인들의 행태와 별다를 것이 없다. 지금은 방학기간 중인데도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사례들을 보면 개학 후가 더 걱정된다.

이러한 학교폭력을 놓고 학교의 인성교육 미비, 입시경쟁, 가정교육 부재 등 원인을 얘기하지만 먼저 학교·가정·사회의 책임이 크다. 요즘 일각에서는 학교가 무책임하고 무능하다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일어나지 않게 교육해야 할 폭력이 학교에서 난무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가 폭력의 도가니가 될때까지 교사들을 무엇을 했느냐다. 물론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지만, 요즘 학교나 교사들은 학교폭력에 대처할 권한이나 메뉴얼이 없어 지도가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언젠가부터 교육이 시장 논리에 밀려 교사가 교육의 주체 자리에서 밀려나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수요자가 되고부터는 이들의 요구와 목소리는 더 커지게 되었다.  한편 교사의 교육권인 교권은 점점 위축되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일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시행은 학교 교육을 더 얼어붙게 하여 사실상 학교교육이 지식교육 이외는 적극적인 지도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폭력이 학생들이 공부와 일상생활을 하는 학교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가정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가속화되는 저출산은 현상은 자식들을 지나치게 과보호한 나머지 모두가 제왕식 자식을 만들고 있다. 형제들이 없어 같이 놀지 못하고, 대화할 친구가 없어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풍요함 속에서 어려움을 모르는 오직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자녀들로 키운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맞벌이로 인하여 자녀와의 대화할 시간이 적어 제대된 가정교육을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의 한 요인이다.

그리고 우리사회의 폭력 및 음란물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회분위기도 문제를 크게 하고 있다. 사회가 개방되면서 온갖 매스컴에서 통제 없이 흘러나오는 폭력물은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감각을 지극했고 이러한 욕구는 친구들 사이에서 왜곡된 영웅심으로 표출하게 된다. 이러한 폭력은 학생들의 절제력을 잃은체 학교 내외, 대상을 막론하고 SNS로까지 무차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학교폭력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우리 학교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학교폭력이 무차별적 괴롭힘으로 유행처럼 번지 있다는 점이다. 학교나 경찰을 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로 인한 학생자살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제야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교육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 그 대안이나 제도 마련에 부산하다. 그러나 매일 쏟아지는 대안이나 대책들을 보면 아직도 그 원인을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행안부는 우선 기초자치단체와 교육청, 경찰, 시민단체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시·군·구 단위 지역대책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했고,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 One-Stop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학교현장에 나타나는 사례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원인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에 가서 학생과 교사들에게 진솔한 고민과 담론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 단위학교들은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이 다른 동료 학생들에게 가하는 학교폭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의 대책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거나 학교폭력의 복잡한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여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젠 폭력의 유형에 따라 확실한 처방을 해야한다. 지금까지의 관용주의에서 벗어나 가해학생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학교에 스쿨 폴리스가 있고, 전문 상담교사가 배치된다고 학교폭력이 근절된다는 단순한 처방은 이젠 버려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가해학생들의 폭력적 행동의 표출을 억제할 뿐 그것의 내면적 원인인 공격적 심성을 없애거나 완화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젠 보다 강력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에 대한 죄의식을 갖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변화도 필요한 것이다.

학생인권은 자유만큼이나 책임의식을 갖은 학생 상호간의 기본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히 생각하고 서로 존경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존을 위한 인권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학생들의 자율이 미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교육공동체가 함의한 보다 진지한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미래사회의 주인이다. 아무도 모르는 미래사회를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야할 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이 아니라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보다 진지한 생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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